[행복을 긷는 사람들] 김원수 바른법연구원복지재단 이사장

K-POP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뛰어 넘어 전 세계를 휘감고 있다. 이 가운데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통한 ‘교육 한류(韓流)’를 꿈꾸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40년 넘게 <금강경>을 수행하며 연구하고 있는 김원수 바른법연구원복지재단 이사장이다.

지난 8월26일 고양시 원당동에 위치한 바른법연구원복지재단 원당법당에서 만난 김원수 이사장은 “<금강경>을 통한 새로운 교육모델을 개발해 운영한다면 세계 최고의 인재 양성의 산실인 미국 하버드대학마저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금강경 연구원’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원수 이사장에게 백성욱 박사는 <금강경>의 가치를 알게 해준 은인이자 지남이다.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홍익대 재료공학과 명예교수이기도 한 김원수 이사장이 <금강경>의 매력에 푹 빠진 건 1967년 군생활을 마친 뒤 인생의 길잡이가 될 스승인 백성욱 박사를 만나면서부터다. 백성욱 박사는 교육자이자 행정가, 사업가이면서 수행에 철저했던 유마거사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젊은 시절 출가해 금강산에서 견성오도했던 백 박사는 광복 후 내무부장관과 한국광업진흥주식회사 사장, 동국대 총장과 이사장, 경기학원 이사장 등을 두루 역임하며 후학 양성과 나라의 기틀을 다지는데 주력했다. 특히 <금강경>을 부처님으로 여긴 백 박사는 노년에 모든 소임을 내려놓고 경기도 부천에 백성농장을 세워 수행 정진하면서 후학을 지도했다.

김 이사장은 백 박사를 만난 뒤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자만심과 불교관이 여지없이 깨져버렸다고 회고했다. 그는 서울대 재학시절, 불교서적을 탐독하며 각종 불교강의를 들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창립멤버로 활약할 만큼 불교에 심취한 엘리트불자였다. 하지만 인습과 주위 환경에 밀려 얌전한 척 했을 뿐, 그 정체가 벗겨지자 탐·진·치로 가득한 업장 덩어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털어놨다.

“올라오는 생각과 판단, 감정을 갖고 있지 말고 모두 부처님께 바쳐라”라는 백 박사의 가르침에 따라 새벽과 밤에는 <금강경>을 강독하고, 낮에는 농장 일을 하며 출가수행의 길을 걷게 됐다. 100일만 수행해보자고 서원한 뒤 시작된 백성농장 생활은 4년을 훌쩍 넘겨서야 끝났다.

대불련 창립멤버 엘리트불자

군 제대후 백성욱 박사 만나

‘금강경이 인생 길잡이’ 돼

지금도 7독(讀)으로 일과 시작

도반들과 강독하며 강의

금강경 핵심진리 4가지는

일체유심조·공ㆍ불이ㆍ구족

하지만 출가생활을 접고 사회로 나온 그는 취업시기를 놓쳐 2년 넘게 백수생활을 해야만 했다. 주위의 제안에다가 백 박사 또한 식당일을 권유하자 그는 식당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 식당은 4년 만에 문을 닫아야만 했다.

“농장에서의 출가생활과 식당 운영 둘 다 4년 만에 그만 두고 말았지요. 10년 동안 출가생활을 했다면 당장은 뒤쳐진 것 같지만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었겠지요. 식당 운영도 난 공부할 사람이지, 식당일 할 사람이 아니라는 선입견을 깨지 못해 실패한 거지요. <금강경>을 공부한 만큼 뭐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 달라는 백 박사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저의 어리석음이 컸던 거지요.”

식당을 접은 그는 대학원에 진학한 뒤 교수의 길을 걸으면서도 <금강경>을 한시도 놓지 않았다. 지금도 매일 새벽1시에 일어나 <금강경>을 7독(讀)하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하고 있으며 도반들과 함께 <금강경>을 강독하고 외부 강의도 펼치고 있다.

40년 넘게 <금강경> 수행중인 그는 <금강경>의 핵심 진리를 4가지로 정리했다. △일체유심조의 가르침(모든 세상의 현상은 내 마음의 그림자다) △공(空)의 가르침(번뇌의 고통이 있는 것으로 보지만 그 번뇌와 고통은 참이 아니요 착각임을 알자) △불이(不二)의 가르침(내 번뇌가 착각임을 알게 될 때 나와 부처는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구족(具足)의 가르침(내가 없으면 부처님과 같은 구족한 세상을 발견하게 된다)이다.

“백 박사님의 가르침에 따라 정진하다보니 4가지 가르침이 <금강경>의 근간을 이뤘다는 걸 깨닫게 됐지요. 이 4가지 가르침에 입각해야만 비로소 <금강경>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응용이 가능해 행복하고 지혜롭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탐·진·치 없애고

무주상보시 실천할 때

참된 지혜와 행복 찾아와

‘무료급식소 하심정’

바른법연구원복지재단

집중 수행프로그램

금강경 연구원 운영

‘금강경을 통한 한류’ 꿈꿔

김 이사장은 <금강경> 수행과 더불어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사제(私第)를 2004년부터 ‘무료급식소 하심정(下心亭)’과 ‘식당 하심정’, 금강경 수행공간으로 운영할 뿐만 아니라 20여 년 전에 마련한 고양시 원당동 소재 부지 3319㎡(1004평)은 바른법연구원복지재단 원당법당으로 희사했다.

김 이사장은 원당법당을 ‘금강경 수행도량’으로, 망원동 하심정을 ‘금강경 실천도량’이라고 소개했다. 무료급식소는 후원자들의 십시일반 보시와 바른법연구원복지재단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꾸려졌으며, 식당 하심정은 손님을 부처님처럼 모시는 수행의 일환으로 운영하다보니 주변지역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가격으로 공양을 제공했다.

기존 3층 건물에서 지상5층, 연면적 628.1㎡(190평) 규모로 거듭나는 불사를 위해 지난 5월부터 중단된 무료급식소는 지난 10년 동안 연인원 30만명에게 점심공양을 제공했다. 오는 연말이나 내년 초순께 새롭게 문을 열게 될 망원동 하심정은 지상1층에는 무료급식소, 2층은 뷔페식 일반음식점 하심정, 3~4층은 공부방, 5층은 법당이 들어서게 된다. 그는 <금강경>을 공부하다보면 수행과 실천이 둘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고 피력했다.

“나눔과 봉사 속에는 이기심과 번뇌, 망상이 끼어 들 수 있지요. 이기심과 번뇌, 망상 속에 부처님의 마음이 있는지는 의문이지요. <금강경> 수행을 통해 탐·진·치를 없애고 무주상보시를 실천할 때야말로 참된 지혜와 행복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금강경> 수행과 더불어 실천도 펼쳐야 합니다.”

원당법당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법회를 열어 <금강경>을 공부하고 있으며 매달 1차례씩 자신의 수행을 점검한다. 또한 해마다 1, 2차례 수행발표회를 가질 뿐만 아니라 3박4일간의 ‘금강경 연수원’을 진행한다. 특히 <금강경> 집중 수행프로그램인 ‘금강경 연구원’은 <금강경>을 통한 새로운 교육모델을 모색하겠다는 서원을 세운 <금강경> 수행자들의 공부모임이다.

김 이사장은 <금강경>을 통한 새로운 교육모델을 개발해 보급하게 된다면 세계 최고의 대학인 미국 하버드대학을 능가하는 ‘금강경 교육기관’으로 한류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식 전달 위주의 국내 대학은 물론 토론연구를 통한 선입견을 부수면서 창의성을 개발하는 미국 하버드대학마저도 능가할 수 있는 교육 대안을 부처님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금강경> 수행에서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불교를 잘하면 세상의 영웅호걸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실현해 내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모르는 문제를 갖고 있으면 안 됩니다. 모른다, 어렵다고 바라보고 생각하면 실재로 모르고 어려운 것으로 착각에 빠지게 되지요. 모든 것을 부처님께 바치는 <금강경> 수행을 하다보면 이게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이를 커리큘럼으로 만들어 내려는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며 이후에 ‘경영전문대학원’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하버드대학과 <금강경> 교육기관의 교육 가운데 실생활에서 누가 더 경쟁력을 가질지 점검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금강경 연수원’은 3박4일 동안 합숙하며 <금강경>을 독송할 뿐만 아니라 분임별 주제를 선정해 토의하며 결론을 대중들에게 발표하며 담금질하게 된다. 지난해 10월과 지난 7월에 이어 오는 10월9일부터 12일까지 평창 용평리조트 내 그린피아콘도에서 3차 연수원이 열릴 예정이다.

“사심 없이 정진하다보면 뭐든지 성취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금강경> 수행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동참 가능하니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김원수 이사장은…

1943년 경기도 연천에서 출생한 김원수 바른법연구원복지재단 이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국대 총장을 역임한 고(故) 백성욱 박사 문하에서 4년간 출가 수행한 김 이사장은 홍익대 재료공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는데 진력했다.

특히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와 한국교수불자연합회 창립멤버로서 초석을 다졌을 뿐만 아니라 2003년 ‘사회복지법인 바른법연구원복지재단’을 설립, <금강경> 연구와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2004년부터 서울 망원동 자택에 무료급식소 ‘하심정’을 운영하면서 자비나눔을 실천한 공을 인정받아 2010년 불교사회복지대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마음을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크리스챤과 함께 읽는 금강경> <붓다가 되신 예수님> <성자와 범부가 함께 읽는 금강경> 등이 있다.

[불교신문3040호/2014년9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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