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도 인재불사 위해 6억원 후원

30년 된 승복을 꿰매 입는 ‘누더기 스님’이 1억 원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동국대(총장 김희옥)는 3일 “그동안 학교에 7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전달한 부산 영일암 주지 현응스님<사진>이 또 다시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26일 동국대 발전기금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학교 은행계좌 입금내역을 확인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2013년 5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6억을 기부한 현응스님 명의로 또 다시 1억 원이 입금되어 있었던 것.

곧바로 전화를 건 직원에게 스님은 별일 아니라는 듯 차분하게 “소유를 두지 않고 청빈한 삶을 사는 것이 출가 수행자의 당연한 본분”이라며 “수행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재물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재불사를 위해 보시하겠다는 생각으로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응스님은 사찰이 소재한 기장군에서 4무(無) 스님으로 통한다.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자동차, 인터넷을 일절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40대 중반에 출가해 출가할 때 생긴 30년 된 승복을 아직도 기워 입으며 지낸다. 수 십 차례 기우기를 반복한 승복은 이제 낡고 헤져 더 이상 손볼 곳조차 없는 상태다. ‘누더기 스님’으로 불리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스님의 아름다운 나눔은 언론을 통해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2007년 사찰이 소유했던 토지가 수용되면서 받았던 보상금 중 1억 원을 동국대 일산불교병원 발전을 위해 기부했다. 지난해에는 그동안 운영해온 사찰의 모든 재산 6억 원을 인재불사를 위해 동국대에 기부했다. 이후에도 스님은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는 장학금을 매학기 동국대에 전달해오고 있다.

지속적인 스님의 자비행에 감동한 신도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보시금을 시주했지만, 스님은 이마저도 인재양성을 위해 회향했다. 스님은 “신도들이 십시일반 모은 정성이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는데 사용된다면 그보다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대는 이번에 전달받은 기부금을 ‘동국대학교 건학108주년기념관’ 건립에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스님은 기부금의 용도에 대해 “학교가 가장 필요한 곳에 알아서 써 달라”고 당부하며 “건학108주년기념관 건립이 종립학교 발전에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는 교육 불사라고 들었다.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 우리사회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동국대가 건학 108주년을 맞아 건립을 추진하는 건학108주년기념관에는 대형 컨벤션홀, 국제선센터, 동국대 총동창회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대입구역 부근 동호로 8차선 대로변에 들어설 예정이며 향후 동국대학교를 상징하는 첨단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국대는 건학108주년기념관 건립기금 모금을 위해 오는 10월8일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건학108주년기념관 건립불사 선포 및 후원의 밤’ 행사를 열고 대대적인 모금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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