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지도하는 푸른 눈의 경본스님

美 인디애나 주립대 경제학도

동양 禪 수행 접하고 한국행

 

송광사 강원 졸업 선방수좌로

인연되면 美에 불법 전하고파

경본스님이 광주 무각사 템플스테이 수련관에서 열리는 참선명상교실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포행을 하고 있다.

“정진하는데 힘이 들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오래 앉아 있으려고 하거나, 호흡을 억지로 하지 않아야 합니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광주 무각사 템플스테이 수련관. 이곳에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참선명상교실이 열린다. 죽비를 치는 지도법사는 눈 푸른 이방인. 미국에서 온 경본(京本)스님이다. “대학에서 불교를 만났습니다. 당시 삶에 대한 깊은 고뇌가 있었는데 동양의 선(禪)수행은 마음을 울렁이게 했습니다.”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경본스님은 교양과목으로 접한 불교입문을 통해 불교를 알게 됐다. 마침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던 일본 젠 센터에서 선수행도 했다. 희유하게도 불교가 낯설기 보다 편안했다. 아예 전공을 종교학으로 바꿨다. 마침 한국에서 유학 온 선배를 통해 한국불교를 알게 되었고, 무작정 한국으로 불교순례를 떠났다. 특히 승보종찰 송광사에서는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여기가 오래된 마음의 고향임을 직감했다. 미국으로 돌아가 부모님에게 출가의 뜻을 밝혔다. 대학교수였던 부모님이 격려해 줬다. 그리고 2009년, 전 포교원장 혜총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속가 나이 23살이었다.

“송광사는 승보종찰답게 여전히 옛 스님들의 전통이 살아있습니다. 4년간의 전통강원 생활을 통해 수행자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경본스님의 정진은 남다르다. 2010년 38기 행자교육원시절, 150여명이 치룬 5급 승가고시에서 2등을 했다. 아직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았지만 불교에 대한 열정은 으뜸이었다. 강원을 마치고 지난 하안거에는 송광사 선방에 방부를 들였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선 수행자가 되어 선방에 앉게 된 것이다. “몸은 힘들었지만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하루 10시간 이상 정진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감동했습니다. 이것이 천년을 이어온 한국불교의 저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본스님은 전남대대학원에서 근본불교를 더 공부할 계획이다. 부처님 말씀을 제대로 알아야 수행도 깊어진다는 생각이다. “세계적으로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대안을 불교에서 찾고 있습니다. 불교교리는 물론 전통의식, 수행 등 제대로 된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인연이 된다면 미국에 돌아가 그들에게 불법을 전하고 싶습니다.”

푸른 눈의 외국인 엘리트 스님의 선수행 지도는 무각사 신도들에게 널리 알려져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여러사람들이 찾고 있다.

[불교신문3038호/2014년9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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