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사람

김재령 지음 / 마호

아프가니스탄과 인도에서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국제구호활동을 해온 작가가 10년동안 자원봉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고향집과 공장, 캄보디아에서 만난 작은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저자 김재령 씨는 ‘농부시인’이 되고자 했던 대학시절, 우연히 북한에서 단지 먹을 것이 없어 300만명 넘는 사람들이 굶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북한 동포 돕기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가난하고, 못 배우고, 소외된 사람들이 따뜻한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인도 캄보디아 등 가난한 나라에서 학교와 유치원을 지으며 국제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는 아무리 고생스러워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국제구호 현장에서는 ‘아눕브라더’라는 이름으로 통하는데 아눕은 ‘새로움’이라는 인도어로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작은 사람’은 저자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작고 왜소한 체구에 조선족이나 북한 동포를 연상시키는 외모, 어눌한 대구 사투리를 쓰는 그는 크고 화려한 것을 우선으로 치는 요즘 사회의 눈으로 보면 참 많이 부족해 보인다.

게다가 마흔 중반의 나이에 돈도 없고, 사회적 지위도 없는 저자를 보면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앞선다고 주변사람들은 말한다. 하지만 작은 사람으로 세상을 살면서 자신보다 더 작고 소외당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행동한다.

책에 담긴 587일 동안의 ‘항해’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저자는 자신의 시선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고 관계를 대하며 새로운 해답을 찾아가게 된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중요해지고, 효율과 목적을 따지는 삶을 살아가면서 정작 중요한 ‘사람’을 놓치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저자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희망을 꿈꾸게 하는 작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불교신문3037호/2014년8월30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