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두 교구본사 고운사와 은해사의 발전이 예사롭지 않다. 두 곳은 지역 조건이 열악하고 규모가 다른 본사에 비해 작아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다른 어느 본사 보다 활발한 불사와 지역 포교로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고운사는 다른 본사의 말사에도 못 미치는 가람 규모에다 주변 관광지도 없어 재정이 열악하고 신도수도 적었다. 주변 환경도 열악해 밭농사나 과수를 경영하는 나이든 소농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지역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각종 문화행사를 여는 등 규모 큰 본사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지역에 베푸는 품이 크고 넓다. 인근 안동에 지역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문화관 사찰음식관을 짓고 200억원이 넘는 각종 불사를 펼쳤다. 은해사 역시 지역 사정이나 재정 형편은 고운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인수해 운영하는가 하면 템플스테이관 등 각종 시설을 활발하게 건립했다.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느 본사보다 활발하게 불사를 하고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교구의 안정 덕분이다. 고운사는 주지를 내리 3번 만장일치로 연임시켰다. 그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교구 행정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선거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없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다.

은해사도 현 주지 스님이 재임해 안정적으로 발전할 기반을 갖추었다. 교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안정과 화합이 필수 요인임을 두 본사는 보여준다. 두 본사의 성장 사례는 또 사찰이 성장하고 포교를 하는데 환경은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님을 보여준다. 두 곳 모두 신도수도 많지 않고 재정 기여도도 높지 않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불사를 감당해냈다. 스님들이 원력을 갖고 매진하면 불사 수행 포교 등 못할 일이 없음을 고운사와 은해사의 사례가 말해준다.

두 교구는 지역과 유대강화가 교구 발전의 원동력임도 보여주었다. 두 곳 모두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금을 지급하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았으며, 농촌 지역의 어르신과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찰을 지역 정치인들이 그냥 지나칠리 만무하다. 그들은 예산과 편의시설 확충으로 보답했다. 사찰이 주민을 챙기면 주민 대표인 정치인은 예산과 정책으로 사찰을 돕게 되는 것이다.

발전하는 본사의 성장 원리는 이처럼 안정 화합 장기적 계획과 포교 지역과 신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곳 뿐만 아니라 최근 교구본사들이 관람료 수입에 의지하지 않고 체계적인 종무행정과 활발한 포교, 지역과의 유대 관계를 통해 수행과 포교의 중심지로 자리잡아가고 있어 교구의 전망이 밝다.

가장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성장과 안정을 보여준 고운사 은해사처럼 다른 본사도 더 발전하고 지역의 사랑을 받는 사찰과 교구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불교신문3038호/2014년9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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