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노하우 공유하며 자긍심도 고취

8월29일 쓰시마 나기호텔에서 열린 실무자 간담회에서 불교대학 활성화와 한국불교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편이 논의됐다.

‘불교대학’은 핵심 신도를 양성하기 위해 부처님의 정법을 체계적으로 전하는 신도전문교육기관이다. 서울 조계사불교대학은 물론 미국 LA불교대학과 호주 시드니한국불교대학 등 국내외 121곳의 불교대학에서 해마다 8000여 명이 입학한 뒤 5500여 명이 졸업(수료 포함)하고 있다. 이는 4년제 종합대학의 연간 입학생 수와 졸업생 수보다 더 많은 수치로써 불교대학이 불법홍포의 전초기지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종단 핵심 신도 양성과 신도 역량 강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불교대학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불교대학 실무자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원스님)은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일본 쓰시마(對馬島)에서 ‘불기 2558년도 불교대학 실무자 연수’를 통해 불교대학 실무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불교대학 활성화 방안도 모색하고 화합도 다지는 연수를 가졌다.

불교대학 실무자들이 감담회에 몰두하며 각 불교대학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연수 이틀째인 지난 29일 오후 9시30분 쓰시마 나기호텔 1층 식당은 불교대학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낮시간 동안 쓰시마 곳곳을 살펴본데 이어 늦은 시간임에도 간담회 자리에 함께한 불교대학 실무자들은 각자 겪었던 어려움과 이를 극복했던 노하우 등을 공유하며 밤이 깊어가는 줄도 잊은 채 간담회에 몰두했다. 실무자들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0년 넘는 베테랑까지 불교대학 운영 경력은 제각각이지만 불교대학을 통한 불법홍포에 앞장서고 있다는 높은 자긍심 만큼은 너와 내가 따로 없었다.

연수 첫째날 토론회를 통해 지난해 연수에서 제기됐던 불교대학 운영상의 문제점과 상황을 복기하고 불교대학 통계 현황과 불교대학 학사 지침, 종단필수교육연수 수강생 설문 결과 등을 공유한 이번 연수 참가자들은 지역별 또는 숙소별로 수명씩 조를 이룬 뒤 문제점을 극복한 해결책 중심으로 사례를 발표하며 노하우를 공유했다. 특히 실무자들은 불교대학 교수진과 커리큘럼의 공유, 강의 현장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PPT자료 등 불교대학에 대한 종단 차원의 지원 확대, 중도 탈락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불교문화대학, 서귀포불교대학, 전등사불교대학 실무자들은 “각 불교대학에서 진행중인 강의 이름과 강의내용, 교수진, 시간, 교재 등을 취합해 보급함으로써 불교대학 간의 편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가장 많이 실시중인 선택과목 5개를 선정해 종단 차원의 통일된 <교수지침서>를 제작, 보급해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화엄불교대학과 이리불교대학, 영암불교대학, 참좋은우리절불교대학 등 불교세가 약한 호남지역 불교대학의 실무자들은 “불교대학 활성화 차원에서 연1회라도 유명 강사를 초청해 특강을 열 수 있는 방안을 종단에서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영축불교대학, 봉인사불교대학, 축서사불교대학 실무자들은 “조계종 인가 불교대학의 종무소 입구에 종단 인가 마크를 부착함으로써 재학생과 졸업생이 종단 인가 불교대학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비인가 불교대학과의 확실한 차별성도 가질 수 있어 신입생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봉은불교대학과 불광불교대학 실무자는 “강의에 활용할 수 있는 동영상과 PPT 등 강의자료의 지속적인 계발과 보급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불교대학 실무자간의 커뮤니티 구축을 통한 소통과 공유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불교대학 실무자 연수 참가자들이 화이팅을 외치며 불교대학 발전을 위해 더욱 더 진력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강릉불교대학은 불교대학 활성화를 위한 방편으로 재학생 동아리활동을 소개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경희 강릉불교대학 간사는 “매주 토요일마다 염불반, 독경반, 사경반, 답사반 등의 동아리를 운영함으로써 불교대학 출석률이 높아지는 등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인맥과 입소문 등이 신입생 확보의 최고 방편인데 이처럼 동아리활동을 통해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신입생 확보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불교대학 기수별 밴드 운영 및 수행프로그램 실시, 입학선물로 교재 무료 제공, 동문회 소식지 계간 발행, 재학 중 ‘반야심경과 천수경 108번 사경, 대외봉사활동 20시간 이수’ 의무화, 산악회 결성 통한 신입생 확보, 수업 1주일 전 보조 강의자료 제공 등 각 불교대학이 운영하고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서로 자료를 제공해 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이에 앞서 포교부장 송묵스님은 특강을 통해 청담스님과 자운스님, 제산스님의 수행일화를 소개한 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불자를 양성하는데 진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송묵스님은 “대다수 불자가 부처님께 다양한 소원이 이뤄지게 해달라고 빌 뿐, 부처님처럼 살아가겠다고 서원하고 실천하는 불자는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부처님처럼 살아가야만 날마다 행복한 날이 되는 만큼 불교대학 재학생들이 부처님처럼 살아갈 수 있는 참된 불자가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격려했다.

이번 연수에 참가한 이세레나 봉인사불교대학 학생주임은 “봉인사불교대학을 올해 문을 연 신생불교대학으로 아직 어려움이 많은데 각 불교대학에서 혼신을 다하는 고수들이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줘 너무나 고맙고 이번 연수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불교대학이 더욱 더 활성화돼 불자라면 당연히 불교대학에 다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원 영암불교대학 운영위원은 “지난해에 이어 2번째로 연수에 참여하게 됐는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면서 “특히 각 불교대학마다 진력을 다하고 있지만 도농간, 광역시도간 불교대학의 위상과 역량이 다른 만큼 이를 줄여줄 수 있는 종단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포교원 포교부장 송묵스님을 단장으로 40여 명이 참가한 이번 불교대학 실무자 연수는 실무자 간담회와 토론회, 포교부장 송묵스님의 특강과 더불어 최익현 선생 순국비가 모셔져 있는 슈젠지(修善寺) 참배, 덕혜옹주 결혼 봉축비, 대마역사자료관 관람, 한국전망대, 에보시타케 전망대, 미우다 해수욕장 등 쓰시마 주요 유적지와 관광지를 찾았다.

8월28일 쓰시마 최북단에 세워진 한국전망대에서 조선역관사 순난비를 살펴봤다.
쓰시마 숲속을 걸은 뒤 체조를 통해 지친 심신의 힐링을 도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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