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혜, 인간불교의 가르침

성운대사 지음 / 운주사

“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파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며, 사찰을 창건하며 승가 대중을 편안케 하는데 한평생을 정진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어 운신이 여의치 않는 지금도 인간불교를 위해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고금을 아우르는 일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1927년 중국 강소성에서 태어나 열두살에 출가한 성운대사. 임제종 48대 전인으로 알려진 성운대사는 1967년 불광산을 창건하여 ‘인간불교’의 이념을 정립, 사회복지 문화 교육 자선사업 등에 온힘을 기울여왔다. 전세계 200여곳에 사찰을 건립했고, 6개의 불교대학과 지광중학교, 보문중학교, 서래대학교 등을 설립했다.

1985년 불광사 종장직에서 물러난 뒤 전세계를 운유하며 홍법에만 힘쓰고 있는 그는 2000년 4월 ‘인간복보(人間福報)’를 창간했다. 세계불교도우의회 영구 명예회장을 맡아 불교의 현대화와 국제화는 물론 인간불교를 전파하는데 큰 공덕을 쌓았다.

최대 敵 탐ㆍ진ㆍ치 번뇌는

계ㆍ정ㆍ혜 삼학으로 항복

삼학 꾸준히 닦아 수행하면

부처님 가르침 실천 가능해

성운대사에 따르면 처음 불문에 드는 사미를 다른말로 ‘근식(勤息)’이라 부른다. ‘계ㆍ정ㆍ혜를 힘써 닦고 탐ㆍ진ㆍ치를 소멸한다’는 의미다. 인생에서 최대의 적인 탐ㆍ진ㆍ치 번뇌는 불법에서 말하는 계ㆍ정ㆍ혜 삼학으로써만 항복시킬 수 있다. 계ㆍ정ㆍ혜 삼학은 경ㆍ율ㆍ론 삼장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계ㆍ정ㆍ혜 삼학을 꾸준히 수행하면 사상적으로는 물론 생활 속에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다고 성운대사는 강조한다.

‘인간불교’도 마찬가지다. ‘인간불교’가 인간적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만큼 계ㆍ정ㆍ혜 삼학 역시 인간불교를 실천하는 자들이 힘써 닦아야 하는 근본적인 목표다. 인간불교의 전파는 시대의 흐름을 따른다는 면도 있지만, 전통적 불법에 근거를 두기도 한다. 인간불교가 지금까지 발전되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초기불교의 계ㆍ정ㆍ혜를 인간불교사상의 근본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성운대사는 30여년간 이어진 홍콩에서의 홍법활동과 홍콩 홍칸체육관에서의 강연 2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2006년 ‘인간불교의 계ㆍ정ㆍ혜’라는 제목으로 3일간 나누어 불학강좌를 열었다.

불교 자체가 ‘인간세계 불교’…

세상속에서 불법 구현하려는

새로운 불교운동으로 ‘각광’

생활에서 삼학 실천 길 제시

이 자리에서 성운대사는 “감히 인고증금(引古證今 , 옛것을 인용하여 현재의 것을 증명함)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고전과 현대가 융합되고 인간불교를 연구하는 당대의 불자들이 초기불교의 계ㆍ정ㆍ혜를 수학의 목표로 삼아 계ㆍ정ㆍ혜의 시대적 정신을 더욱 드높이며 인간불교의 근본으로 삼기를 발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님은 특히 “미래에 삼법인의 인증아래 인간불교가 계ㆍ정ㆍ혜 삼학의 횃불에 불을 붙이고 부처님의 법으로 세간을 비추며 인간을 위한 청정하고 안락한 불국정토를 세워주길 바랄 뿐”이라고 피력했다.

책은 인간불교의 계학, 인간불교의 정학, 인간불교의 혜학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계의 목표’를 인격을 완성하고 원만한 보리의 이룸으로 보고 인간불교를 위한 팔정도로 ‘인간불교 현대율의’ 등을 소개해 흥미롭다.

또한 정학을 다룬 대목에선 10여가지 전통적인 선수행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선이 우리의 생활이자 우주자연으로 돌아가는 생활임을 강조한다. 인간불교의 혜학에서는 모든 생명을 나와 한 몸으로 봄으로써 인간지혜를 원만히 한다는 관점을 설명했다.

성운대사는 “삼학은 서로 보완관계에 있으며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바로 복덕쌍수(福德雙修), 해행병중(解行重)의 근본적인 힘이 되어 원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 불광산사 성운대사는 올해 세수 88세다. 스님은 “나이가 들어 운신이 여의치 않는 지금도 ‘인간불교’를 위해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고금을 아우르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성운대사에 의해 주창되어 크게 호응을 얻고 있는 인간불교는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는 불교이자, 현대 인류사회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불교라 할 수 있다. 책은 성운대사가 이 시대의 불자들이 불법수행의 핵심인 계ㆍ정ㆍ혜 삼학을 인간불교의 관점에서, 전통과 현대의 시대적 정신을 서로 융합하여 구체적으로 이를 이해하고 실천케 하려는 의도로 법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불교’라는 개념은 한국 불교계에서 아직 생소한 용어이지만, ‘부처님께서 인간세계에 태어나고 수행하며 깨달음을 이루고 설법으로 중생을 제도하셨으므로 사실 불교 자체가 인간세계의 불교’라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세상 속에서 불법을 구현하려는 새로운 불교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불교계가 사회 곳곳에 뿌리내려 사회 전체가 자연스럽게 불교적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삼학을 시대적 현실적 요구와 상황에 부응하는 인간불교를 설명함으로써 누구나 생활속에서 삼학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불교신문3035호/2014년8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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