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회복지사들과 만난 혜민스님

힐링 멘토 혜민스님이 불교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마음치유 콘서트를 열었다. 신재호 기자

“저는 도심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구슬이 빛을 받아야 빛나는 것처럼, 우리들도 세상과 함께 만날 때 진정한 자신의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미 햄프셔대학 교수인 혜민스님이 방학을 맞아 한국을 방문, 불교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마음치유 콘서트를 열었다. 8월22일 조계종 역사문화교육관 내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진행된 콘서트는 300여 복시시설 종사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열렸다.

혜민스님이 정한 이날 콘서트 주제는 ‘덜 우울해지는 방법과 자존감의 회복’. 스님은 태국 북부의 한 사찰에서 있었던 일을 전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태국에 500년이 넘은 흙으로 된 불상이 있었다. 너무 대강 만든 불상이라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던 불상이다.

어느해 심한 가뭄이 일자 흙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한 스님이 그 틈새를 유심히 보니 무언가 다른 것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흙을 헐어보니 아주 뛰어난 작품의 금불상이 그 안에서 나왔다.

혜민스님은 이 일화를 소개하며 “우리들도 이처럼 내면에는 금불상이 있어요. 다만 스트레스나 여러 환경조건에 의해 그 본성을 잃고 사는 겁니다. 같이 말을 해 볼까요. 나는 본래 자비로운 존재, 사랑의 존재입니다.”

다양한 화법으로 대중을 집중시켜며 스님은 비유를 이어갔다. “한 아이가 연못에 빠지려고 해요. 이때 지나던 사람이 급히 그 아이를 붙잡았다고 쳐요. 그때 ‘이 아이를 구하면 어떤 보상이 따르겠다’ 등등 생각을 하고 그 아이를 붙잡나요? 아니죠. 그런 순수한 마음은 우리 모두가 지닌 마음이예요.”

혜민스님은 나의 작은 친절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행복이고, 진정한 삶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신재호 기자

신생아실에서 한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면 다른 아이들이 같이 운다. 이같은 현상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같이 하려는’ 순수한 인간애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화가 날 때 “ ‘아, 내가 지금 화가 나려고 하는구나’ 알아채고 숨을 크게 다섯번 내쉰 다음에 다음 행동을 하기 바란다”는 스님은 “숨을 깊게 쉬면 몸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안정된다. 그런 다음 상대를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라는 마음을 일으키면 내가 편해진다”고 강조했다.

왜 화가 나느냐. 혜민스님은 대다수 경우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 중심에서 생각하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에서 있던 일이예요. 제 강의를 들었던 한 군인이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하려는데, 계산원이 한명이라 몇 명이 줄을 서 있는거예요. 한참을 기다려 군인이 계산할 차례가 됐는데,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한 할머니가 껌 하나를 들고 계산을 하려고 하길래 양보를 했어요. 그런데 계산원이 아이가 이쁘다며 한참을 직접 안고 쓰다듬는거예요. 급한 마음에 화가 치밀었지만 숨을 다섯 번 고르고나니 본인 차례가 됐죠. 계산을 하면서 아이를 좋아하시는가 봐요 하고 질문을 했답니다.”

계산원의 남편은 군인이었다. 그런데 해외 파병을 나갔다가 얼마전 목숨을 잃었다. 할수없이 돈을 벌기 위해 마트에 나오는데, 어머니가 아이를 위해 매일같이 마트에 들러 간단한 것을 사고 이를 핑계로 잠깐 만남의 시간을 갖고 있다. 그 말은 전해들은 군인은 “자칫 화를 낼뻔한 자신을 생각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단다.

콘서트는 중간에 옆사람들과 함게 하는 간단한 게임으로 이어졌다. 참여 대중들은 게임을 하며 한바탕 웃었다. 신재호 기자

콘서트는 중간에 옆사람들과 함게 하는 간단한 게임으로 이어졌다. 대중이 한바탕 웃고나서 스님은 말을 이었다. “지금 우울한 사람 있나요? 왜 우울하죠? 바로 놀지 않아서 우울한거예요. 혼자 집에서 생각만 하고 있으면 우울해져요. 다른 사람을 만나 함께 어울리고 놀아보세요. 우울한 마음이 사라집니다.”

나의 작은 친절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행복이고, 진정한 삶의 의미라고 강조한 혜민스님은 “사회복지는 이런 마음을 사회에 퍼트리는 일”이라며 참가자들에게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 줄 것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