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템플스테이 자원봉사자 티먼 씨

자원봉사 틈틈이 명상

‘참 나’ 생각하는 시간

 

진지한 수행전통 고수

스님들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 가져 감사 

템플스테이 매력에 푹 빠진 외국인이 있어 화제다. 지난 두 달간 법주사에서 머물며 템플스테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네덜란드인 티먼(29·사진)씨가 주인공이다. 불자는 아니지만 부처님 가르침이 인생을 사는데 좋은 지침이라고 생각하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다.

티먼은 “어릴 때부터 상어를 무서워했는데, 상어가 살지도 않는 실내수영장에서 상어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왜 생겼는지 늘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다 22살이 돼서 부처님 경전을 보고 이 모든 게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이란 걸 알게 됐다. 그 때부터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한국불교와 사찰도 알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9월 호주 방문 길에 한국 경유를 선택, 해남 미황사에서 2주일간 머물렀다. 그 때의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한국을 찾은 그는 이번엔 법주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템플스테이 봉사자로 법주사에서 지내며 수행과 울력, 운동으로 일과를 보냈다. 아침저녁으로 틈틈이 명상을 하고 속리산을 걷고 뛰거나 한적한 공원을 찾아가 작은 동물들을 관찰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보냈다. 그는 “일상생활에서는 참된 나를 쉽게 잊어버리는데 스님들과 사찰에서 생활하다보니 순간순간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수행하기 더 편했다”고 말했다.

오전9시부터 오후5시까진 자원봉사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다.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함에도 봉사자 생활엔 어려움이 없었다. 수련관을 청소하고 빨래하고, 이불을 너는 일부터 외국인 참가자들이 오면 인솔해 사찰을 안내하는 일도 맡았다. 그 덕분에 외국인 참가자들은 템플스테이에 거부감 없이 금방 마음을 열 수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스포츠다이어트관리사로 활동한 경력을 십분 활용해 산행 전 참가자들과 준비운동을 하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그는 청소년들 사이에선 친근한 형으로 통했고, 훤칠한 외모 덕분에 20~30대 여성참가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으며, 항상 주변사람들을 즐겁게 해 봉사자들에게는 가족 같은 존재였다. 새로운 이름도 얻었다. 영어로 차를 뜻하는 티(tea)와 사람(man)이라는 이름 때문에 붙은 ‘차돌이’라는 이름 외에 ‘아니아니’도 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언어를 뛰어넘어 티먼과 함께 3시간 이상 웃으며 대화하는 능력의 소유자 박 보살이 영어로 말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담긴 ‘아니아니’가 그의 이름이 된 것이다. 법주사 연수국장 보관스님은 “젊은 사람이 한국 사찰에 관심 있는 것도 기특한데 사찰생활에 금세 적응해 참가자나 봉사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줬다”고 칭찬했다.

두 달간 법주사 생활을 정리하고 8일 출국한 그는 떠나기 전 “진지하게 수행하고 전통을 고수하는 스님들의 삶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기회를 준 스님들에게 감사하다”며 “돌아가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법주사에서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다시 한국사찰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3034호/2014년8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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