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만해축전 ‘제18회 만해대상 시상식’ 개최

만해스님의 사상을 오늘날에 선양하고 고취하기 위해 제정한 제18회 만해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과 시상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신재호 기자

만해스님의 사상과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제정한 만해대상 시상식이 8월12일 인제하늘내린센터에서 개최됐다.

2014 만해축전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제18회 만해대상은 평화대상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집’, 실천대상에 이세중 원로 인권변호사, 문예대상에 이집트의 작가이자 언론인 아시라프 달리와 이란의 영화감독 모흐센 마흐말라프, 서예가 윤양희 씨가 각각 수상했다. 올해 처음 제정된 특별상에는 시민사회단체 ‘손잡고’ 노란봉투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은 방송인이자 본지 논설위원 유자효 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시상식 전 개회 행사에서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총재이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포교원장 지원스님이 대독한 법어에서 “올해도 만해대상은 정의를 위해, 인류를 위해 숨은 헌신을 아끼지 않은 영웅들을 찾아내줬다”며 “전쟁과 불행이 없는 인류를 위해 진실과 평화의 세상으로 한 걸음씩 인내하고 인권을 중시하며 시민과 사회를 위하겠다는 헌신은 만해스님의 삶과 고스란히 닮아 있다”고 말했다.

만해평화대상 나눔의집 시상은 포교원장 지원스님이 했다. 나눔의집 원장 원행스님과 박옥선 강일출 할머니가 대표로 수상했다. 신재호 기자

이어 자승스님은 “우리가 사는 현실이 불합리하고 순조롭지 않을 때, 바로 이분들은 우리 마음에 선량한 바람을 들게 하고 촉촉한 비를 내려주었다”며 “세상을 평화롭고 순조롭게 하는 수상자들의 마음과 실천이 많은 분들에게 널리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설했다.

만해축전 대회장인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김미영 강원부지사가 대독한 대회사를 통해 “만해축전은 나라와 겨레사랑, 중생구도의 횃불로서 고난의 가시밭길을 외로이 걸어가신 만해스님의 열정과 혼이 고스란히 살아 숨쉬는 특별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자평한다”며 “앞으로 우리 조국을 가장 사랑했던 스님의 아름다운 넋이 생생히 살아 있는 이곳 인제가 부처님의 가피로 더욱 크게 발전하고 만해축전 역시 대중들의 가슴속에 더욱 사랑받는 축제로 자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만해대상 수상자들이 나란히 앉아 행사를 함께 즐겼다. 신재호 기자

본격적인 시상식에서 각 수상자들은 단상에 올라 상장과 상금, 꽃다발을 받았다. 평화대상에 빛나는 나눔의집은 나눔의집 원장 원행스님과 박옥선 강일출 할머니가 대표로 수상했다. 91세의 박옥선 할머니는 눈시울을 붉히며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원행스님은 “앞으로도 할머니들을 잘 보살피고 평생 숙원인 일본정부 및 일본전체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 마음 치유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더욱 많은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실천대상 수상자 이세중 변호사는 “부족한 내가 수상한 것에 송구스럽다”며 “남은 여생 동안 만해 사상을 실천해 세계 만방으로 퍼뜨려 자유와 평화를 존중하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라는 의미로 알겠다”고 말했다. 문예대상의 윤양희 서예가는 “이번 수상은 나에게도 영광이지만 서예계 전체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모퉁이에 있는 사람에게 상을 주신 것이 감사드리며 전통을 바탕으로 서예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만해실천대상 수상자 이세중 변호사(오른쪽)가 상을 받고 있는 모습. 신재호 기자

아시라프 달리 작가는 “만해가 뿌린 사상을 키우고 널피 퍼뜨리는 것은 우리의 몫이자 증오와 전쟁을 화해와 평화로 바꾸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며 “이를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탠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흐센 마흐말라프 감독은 “넬슨 만델라 같은 위인들이 수상했던 상을 받게 돼 큰 영광이지만 새로이 부과된 책임도 느낀다”며 “세상의 어둠에 맞서 싸우는 모든 사람들과 이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상 수상자를 대표한 고광헌 손잡고 공동대표는 “우리시대의 큰 스승인 만해큰스님의 사상을 체현하는 기운이 느껴진다”며 “열심히 하라는 채찍과 격려로 알고 소외받고 있는 약자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조계종 원로의원 인환스님, 호계원장 일면스님,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사무총장 진효스님, 김희옥 동국대 총장, 이순선 인제군수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시상식을 빛나게 하기 위해 강형진 단장이 이끄는 니르바나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정행스님 등이 출연해 축하 공연을 펼쳤다.

제18회 만해대상 시상식에는 사부대중 1000여명이 운집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신재호 기자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북측의 조선불교도련맹의 축전이 당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월 금강산 신계사에서 만해스님 열반 70주기 추모다례를 봉행한 후,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만해축전에 북측 인사를 초청했으나 성사되지 못하고 대신 축전을 보내온 것이다.

조불련 중앙위원회 명의의 축전은 “만해스님은 일제식민지 통치의 암담한 시기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등으로, 법등으로 삼고 중생구제의 실천행에 정진한 애국선승이었다”며 “만해축전을 축하하면서 통일의 상징 금강산과 잇닿은 설악산 자락에서 진행되는 이번 축전의 인연공덕으로 우리 겨레 얼싸안고 통일만세 높이 부를 그날이 더욱 앞당겨지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4 만해축전은 하이라이트인 만해대상 시상식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지난 11일부터 동국대 만해마을 등 강원도 인제 인근에서 열리고 있는 만해축전은 만해연구소 학술세미나, 시와세계 학술세미나, 제12회 유심작품상 시상식, 전야제 체임버오케스트라 공연, 유심시조 시낭송회, 유심시조아카데미 학술세미나, 전국고교생 백일장, 원로시인과 신춘신인 방담회, 님의침묵 서예대전 등을 진행했다.

8월13일에는 현대불교문인협회 학술세미나(오전9시, 만해마을 문인의집 강당), 님의침묵 전국백일장(오전10시, 만해마을 님의침묵광장), 다문화가족예술제(오후6시, 만해마을 님의침묵광장), 인제문화예술대동제(오후6시30분, 만해마을 님의침묵광장)이 열린다. 14일에는 평화시낭송회(오전10시, 만해마을 설악관 대강당) 등이 열릴 예정이다.

2014 만해대상은 만해축전추진위원회(총재 자승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강원도, 인제군, 동국대학교, 조선일보,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공동 주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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