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사 보광스님 등 9월1일부터 75일간

재난 희생자 천도·빈국 어린이 돕기 발원

10보1배 대장정을 앞두고 부산 불광사에서 만난 석광스님, 자중스님, 보광스님, 김동현 총무(왼쪽부터).

“요즘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사회적 분위기도 침체돼 있는데, 작은 희망을 드리고 싶어 마음을 냈습니다.” 부산 불광사 주지 보광스님이 9월1일부터 11월15일까지 10보1배로 장장 75일간 2000리(782km)에 가까운 대장정에 나서는 이유다.

‘경제난 극복 기원과 남북통일 및 상생을 위한 10보1배 대순례 기도’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대장정에는 자중스님(구미 관음정사 주지), 석광스님(부산 우리선원 주지), 김동현 불광사 봉사회 총무도 함께 한다.

보광스님을 비롯한 순례단은 9월1일 부산 불광사를 출발해 통도사를 거쳐 국도를 따라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10보1배를 하며 불자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예정이다. 통일전망대를 향해 가면서 양산 통도사, 태백 정암사, 영월 법흥사,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 등 5대 적멸보궁도 참배한다. 여름 끝자락 시작하는 대순례는 가을의 한복판인 11월15일 회향하게 된다. 보광스님은 “하루에 10시간씩 10km를 10보1배하며 이동할 계획이지만, 조금 속도를 내고 여건이 좋으면 70일 이전에 마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굳이 고행에 나서는 이유가 궁금했다. 보광스님은 “심각한 경제난으로 가정과 사회는 어려움에 처해 있고, 밖으로는 치열한 국제사회의 경쟁으로 나라 또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중생구제와 수행을 실천하는 출가자들이 원력을 내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순례에 동참한 자중스님과 석광스님은 “비록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부처님은 법당에만 계시진 않고, 우리가 사는 모든 곳에 나투신다”면서 “길을 법당으로 여기고 수행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 1월1일부터 3월16일까지 5대 적멸보궁을 10보1배 기도로 순례한 경험이 있는 보광스님과 달리 이번이 처음인 자중스님과 석광스님은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데 걱정”이라면서 “요즘 체력단련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순례는 무주유주고혼을 위한 천도를 함께해 뜻이 깊다. 스님들은 “각종 재난과 사고로 숨져간 영혼들은 물론 자연환경 파괴와 차량 등에 의해 생명을 잃은 동식물의 영가도 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례단이 10보1배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동남아 빈국인 라오스 어린이들을 위해 초등학교를 세워주고, 교육 기자재 등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미 라오스 현지에 최신식 초등학교를 지어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자비행을 실천했다. 지난 6월 보광스님과 라오스 현지를 함께 다녀온 김동현 불광사 봉사회 총무는 “열악한 환경에서 어린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는데, 새로 세운 학교에서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것을 보니 환희심이 났다”면서 “이번 순례에 짧은 기간 동참하지만, 무사히 회향해 스님들의 원력이 성취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보광스님은 “비록 터럭같이 미약하고 초라한 출발이지만 불초납자(不肖衲子)의 기도가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의 도화선이 되고,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민족의 염원에 한 장의 기와라도 됐으면 하는 심정”이라며 간절한 서원을 전했다.

[불교신문3030호/2014년7월30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