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집, 故 배춘희 할머니 추모비 제막


유언으로 승가대에 장학금

내년 광복절엔 흉상 제작

할머니들 명예 인권회복 다짐

지난 25일 열린 故 배춘희 할머니 49재 및 추모비 제막식 추모비에는 평소 할머니가 즐겨 부르던 노래 ‘소녀 아리랑’ 가사가 새겨졌다.

 

“고(故) 배춘희 할머님이시여! 삶의 고단함과 무거움을 이제 다 내려두고 가십시오. 금생에 있었던 나쁜 기억은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다음 생에서는 못다 이룬 소녀적 고운 꿈을 마음껏 이루소서.”

지난 6월8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의 49재와 추모비 제막식이 지난 25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이사장 월주스님)에서 봉행됐다. 49재는 나눔의집 부원장 호련스님의 집전으로 엄숙하게 거행됐으며, 49재에 참가한 나눔의집 운영위원과 봉사자 등은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배 할머니를 추모했다. 49재에 이어 배춘희 할머니의 뜻을 기리는 추모비가 나눔의집에 세워졌다. 추모비에는 평소 할머니가 즐겨 부르던 노래 ‘소녀 아리랑’ 가사가 새겨졌다.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추모비 옆에 또 하나의 추모비가 세워지자 참가자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커졌다.

참가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중앙승가대에 교육기금을 전달하는 보시행을 펼쳤던 배 할머니의 뜻을 실천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 나갈 것을 다짐했다. 나눔의집은 2015년 8월15일에 맞춰 배춘희 할머니의 흉상을 제막할 예정이다. 나눔의집 박옥선 할머니는 “나이가 같아 (배춘희 할머니와) 평소 동무같이 지냈다”며 “저승에 가더라도 좋은 곳으로 가서 편안하게 지내라”고 떠나는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부원장 호련스님은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지 69년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에게는 해방이 오지 않았다. 범죄자들은 법적 책임도 부인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일본의 공식 사죄를 끝까지 받아내어 고 배춘희 할머님과 먼저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의 원한을 풀어 명예와 인권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나눔의집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 등은 지난 21일 미국으로 출국해 지난 27일 LA 글렌데일시에서 열리는 제3회 ‘위안부의 날’ 선포식에 참석했으며, 8월4일에는 뉴저지주 유니온시티에서 열리는 위안부 기림비 제막 행사에 참가하는 등 LA와 워싱턴, 뉴욕 등에서 17일간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하고 오는 8월7일 귀국할 예정이다.

[불교신문3030호/2014년7월30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