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염불시대 〈下〉 염불의 생활화 방편

관세음보살ㆍ지장보살…

임신부 심리 안정

태교에도 효과

 

경전명 염해도 좋고

‘원불’ 봉안은

수행 성취에 유익

염불은 부처님을 향해 갈구하는 수행이 아니다. 자기를 향해 거듭 염불해 내면에서 변화를 일으켜 불법(佛法)의 진리를 자각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 6월 조계사 대웅전에서 한글 천수경을 독송하는 불자들.불교신문 자료사진“

동국대 선학과 강사인 조계종 교육아사리 정운스님은 대학생들에게 ‘염불치유법’을 선보여 호응을 받고 있다. 종교적 수행보다 내적인 평화를 목적으로 하는 정운스님의 염불법은 우선 자기 이름을 30초 정도 나직이 반복해서 부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불보살이 아닌 자신의 이름 석자를 ‘칭명(稱名)’하는 학생들을 향해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이 세상에 태어난 뒤 부모님은 여러분의 이름을 짓기 전에 무척 고심했을 것이다. 이 아이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주어야 평생 행복하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순탄하게 인생을 살아갈까 고민하며 최고의 이름을 지었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여러분을 불렀을 것이다. 여러분은 지금 부모의 기대치에 맞게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다시 한번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높여라.” 정운스님은 스님이 직접 하고 있는 염불수행도 소개했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나 휴식시간에 잠시 눈을 감고 들이쉬는 호흡에는 ‘아미’, 내쉬는 호흡에는 ‘타불’을 염하는 방법이다. 이같은 염불은 산책을 하며 걸을 때에도 적용된다.

정운스님은 “염불은 정토종에서 언급하는 ‘아미타불’에 한정하지 않는다”며 “아미타불이든 석가모니불이든 관음보살이든 지장보살이든 평소 자신에게 익숙한 불보살의 명호를 칭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대방광불화엄경>이나 <나무묘법연화경>, <마하반야바라밀경>, <금강반야바라밀경> 등 자기가 소의경전으로 삼은 경전명을 그대로 염해도 상관없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법상스님은 관세음보살이나 지장보살 칭명(稱名)염불이 태교에 유익한 포교방안이라고 제안한다. 법상스님은 “부모와 태아로 하여금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밝은 미래를 확산시킨다”며 “<관세음보살보문품>과 <천수경>의 10원6형과 신묘장구대다라니 등은 특히 일상생활에서 불안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신라의 고승 원효스님도 조롱박을 두드리면서 아미타불 성호를 불러 삼국통일 이후 불안한 민중에게 안정을 도모했고 염불의례와 수행을 통해 위안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염불은 일상화 생활화가 비교적 용이한 수행법이다. ‘노는 입에 염불한다’는 개념으로 일하면서 수행할 수 있으며, 걸으면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온전하게 몰입할 수 있다. 글자를 몰라도 불보살을 염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위안을 주기 때문에 실버포교방안으로도 적격이다.

염불이 차츰 대중속으로 파고들어오면서, 최근 서점가엔 염불 관련 서적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위앙종의 제9대 법손인 선화상인은 염불법문집 <서방극락이 그대의 집>(민족사刊)에서 “염불은 누구든지 가장 쉽게 닦을 수 있는 법문”이라고 말하면서 염불수행의 수승한 공덕과 구체적인 염불법까지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자성미타(自性彌陀) 염불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무주선원장 본연스님도 <미타행자의 편지>(담앤북스刊)를 통해 나무아미타불 염불수행의 생활화를 강조한다. 이외에도 <천수경>의 핵심진언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지송하면서 선정을 연마하는 일산 덕양선원 신도들의 염불수행체험기를 모아 엮은 <대비주 수행의 힘>은 번뇌와 역경을 수행으로 극복한 불자들의 간절한 구도기가 실려 있다. 경기 광주 관음선원장 준수스님이 강설한 <금강경, 위대한 명상>(도반刊) 역시 40여년간 염불수행에 매진한 스님 특유의 염불과 명상법으로 금강경을 강해한 독특한 염불명상집이다. 준수스님은 “염불은 고(苦)가 소멸되는 최상의 불교수행법”이라며 “불자들은 부처님을 향해 갈구하는 수행이 아닌, 자기를 향해 거듭 염불해 내면에서 변화를 일으켜 불법(佛法)의 진리를 자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염불수행을 생활 속에서 원만하게 성취하기 위해 ‘원불(願佛) 보급’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성운 조계종 의례실무위원은 “원불 봉안이 없으니 소청과 봉안과 예경이 관념화되어 구상성이 떨어진다”며 “생활 속 염불수행에 활용할 수 있는 원불은 종교적 신심과 수행성취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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