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속에 그 사람이 있다. 침묵만이 능사가 아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말, 전후좌우를 가르는 말을 하시는 어른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말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바로 월주 큰스님이시다.

세납이 80세임에도 불구하고 제3세계 국가들을 돕는 ‘지구촌공생회’를 활발히 이끄실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화합하는 불교의 화쟁(和諍)논리로 사회를 통합시키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신다.

이러한 어른이 지난주 전국비구니회 제14차 운영위원회에서 비구니회 활성화를 위하여 발전기금으로 일천만원을 내주셨다. 너무나 깜짝 놀랐고 그런 만큼 감동도 더하였다! 그동안 비구니들은 종단에서 이부승가의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예우는커녕 다양한 방식으로 소외당해왔기 때문이다.

실은 이번 종헌개정안에 들어있는 비구니 초심 호계위원의 건으로 25분의 원로의원 큰스님들을 10명의 비구니 종회의원들이 지역별로 나누어서 모두 찾아뵈었다. 한결같이 호의적이었고 당연히 비구니 갈마는 비구니가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지지를 해주셨다. 역시 경륜에서 나오는 지혜인가. 다만 종헌개정의 표결방법이 문제되어 인준은 받지 못했다.

문득 100%의 준비는 항상 부족하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어느 원로 피아니스트의 말이 떠올랐다. 어떠한 돌발상황에 처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으려면 항상 200%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디 이 말이 비단 그 분야에만 해당되겠는가?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나 200%, 300% 그 이상의 준비! 항상 가슴에 새겨두고 실천해야할 덕목이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르듯이, 비구 종회의원 스님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화합과 상생의 자세로 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 또한 간절하다. “종교가 사회를 걱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월주 큰스님의 말씀이 여전히 큰 울림으로 남는다.

[불교신문3029호/2014년7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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