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기적

우봉규 지음 / 동산사

지난 2010년 불교신문에 소설 ‘아! 사명’을 연재했던 우봉규 전 불교신문 논설위원이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아동계몽소설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펴냈다.

배경은 1950년 겨울. 미 해병 1사단은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 부근에서 중공군 제9병단에 포위된다. 미군 역사상 가장 고전한 이 ‘장진호 전투’에서 미 해병 1사단은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고, 맥아더 사령부는 흥남철수 명령을 내린다. 군 병력 10만, 민간인 10만명이 남으로 탈출한 흥남철수는 ‘기적’이라 불렸으며, 전사(戰史)는 ‘작전명 크리스마스 카고’로 기록한다.

책은 전쟁의 처참함, 죽음의 공포, 생명존중, 사랑만큼 깊은 우정을 그리고 있다. 처음으로 군번없는 용사, 학도병들을 따라나선 주인공 정희의 눈에는 전쟁이 주는 모든 풍경이 생경하다. 하지만 북진을 하면서 점차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게 되고, 한바탕 벌어진 전투를 통해 죽음의 공포 속에서 생명존중과 우정, 전우애 등을 차츰 배우기 시작한다.

특히 단짝이 된 말구를 통해 전쟁의 허상을 보면서 전쟁은 힘없는 민간인들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것을 깨우친다. 전쟁은 열다섯살 소년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사건이다. 하지만 소년들은 묵묵히 주어진 길을 가고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한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 이념의 푯대 끝에서 무참히 쓰러져가는 민중들의 삶을 직시하면서. 작가는 말한다. “삶은 이렇듯 급박하게 몸속에서 요동치며, 희생을 통해 다른 삶이 이루어진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저 기적이라고 부를 뿐이다. 기적은 치열한 삶 속에서 일상처럼 다가올 뿐.”

이처럼 한국전쟁에 조국을 위해 참전한 학도 의용군이 장진호 전투 이후 흥남 철수를 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우봉규 작가는 “한국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나라와 민족이 왜 둘로 나뉘었는지 그 이유조차 알지 못하는 초중고생들에게 필요한 책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중대부중 주상태 교사의 서평이다. “기적은 그렇게 일어났습니다. 죽고 살기를 거듭한 가운데 살아있는 사람에게.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 삶에서 학도병 정희의 삶은 용기를 주었습니다. 죽지 않기 위해 산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살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삶이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불교신문3027호/2014년7월19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