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교수는 광주 MBC 강연에서 ‘조국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풀어야 21세기 과제를 제시한바 있다. 인간과 자연의 화해, 종교와 종교의 화해, 지식과 삶의 화해 등 세가지이다. 이 가운데 종교와 종교의 화해는 다종교 사회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직면한 숙제라는데 대부분 공감한다. 하지만 일부 잘못된 종교관을 갖고 있는 이들에 의해 종교와 종교의 화해는 장벽에 부딪혀 갈등이 증폭되는 사례를 여러 차례 경험했다. 특히 공직자의 타종교에 대한 몰이해와 폄훼는 종교 갈등은 물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에 충분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지명된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종교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법관들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들이길 바란다”라거나 “하나님 이외는 어떤 것도 메이지 않는다. 중독은 하나님 이외에 메이는 것”이라는 황우여 후보자 과거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황 후보자의 이 같은 종교관은 도올 김용옥 교수가 지적한 ‘종교와 종교의 화해’에 반하는 내용으로, 성숙한 사회로 전진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황우여 교육부 장관 내정에 대해 즉각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런 우려에 기인하고 있다. 백년대계인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 장관이 지녀야 할 인식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제 곧 국회에서 황우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될 것이다. 황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에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할 공직자로서의 의무가 있다. 과거 본인의 발언 진위는 물론, 그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자칫 교육부 장관 지명을 놓고 종교 갈등이 증폭돼 사회통합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세월호 참사후 국정 쇄신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는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점을 황 후보자는 명심해야 한다.

[불교신문3028호/2014년7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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