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상처에 물 닿게 하면 안 된다?

상처 치유되기 위해서는

깨끗한 피부 상태 유지하고

상시 존재하는 여러 균들

과도하게 생기지 않게 해야

오래 흠뻑 젖게 하지 말아야

 

당뇨로 인한 환자의 상처, 욕창의 상처, 화상의 상처 등 각종 피부 감염이 있는 환자들과 피부에 상처가 있는 보호자들이나 환자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가 “상처에 물 닿으면 안 된다”고 하는 말입니다. 염증이 있는 환자들이 처음으로 제 외래를 방문했을 때 손이나 발 얼굴 등에 염증이 생겼는데 한 번도 씻지 않은 채로 지내고, 다른 병원에서 계속 붕대로 며칠씩 몇 주씩 씻기지도 않거나, 손에 화상을 입었는데 며칠 몇날을 손 한번 씻지 않고 오신 분들이 있습니다. 그 때 우선 해 주는 일은 직접 수돗물로 상처를 깨끗이 씻고 나서 상처를 소독해 주는 일입니다. 그러면 환자들은 놀라서 “상처에 물 닿으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저를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상처에 물이 닿으면 안 된다는 생각은 누가 처음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여타 다른 과에서 치료하기 어려워하는 감염이 되거나 문제가 있는 상처를 치료하는 전문과가 바로 성형외과입니다.

의사들이 흔히 ‘상처에 물 닿지 말라고 하는 것’은 상처가 물로 흠뻑 젖어서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균은 약간의 물이 지속적으로 있으면 번식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죠. 또한 상처를 봉합하고 나서 물에 너무 많이 닿게 되면 상처가 물에 불어서 봉합한 부위의 표피가 벌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상처에 물을 닿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의사들의 말이 ‘항상 상처에는 물이 닿으면 안 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의사들이 ‘상처에 물 닿게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물이 상처를 낫게 하는데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 아니고, 상처에 물을 닿아도 된다고 하면 환자나 보호자들이 너무 오랜 시간, 너무 자주 상처가 물에 닿게 해서 상처가 불거나 2차 감염을 만들 우려가 있고 상처가 벌어질 우려가 있어서 의사들이 편의상으로 그렇게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즉 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하라고 하는 말은 원칙적으로 틀린 말이고 물로 흠뻑 오래 젖게 하지는 말라는 말이 정확한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상처가 잘 치유되기 위해서는 깨끗한 피부 상태를 유지하고 감염이 없어야 하고 피부에 상시적으로 존재하는 여러 균들이 과도하게 생기지 않도록 해 줘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몸에 피부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균들은 그냥 각종 소독약을 바르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산화수소수 같이 표피에 자극이 심하고 약한 화상을 일으키는 소독약은 살짝 까지거나 약한 화상이 있는 상처에는 피부의 보호기능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쓰는 것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식염수나 수돗물로 깨끗이 씻어주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불교신문3022호/2014년7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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