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이세중, 문예-아시라프 달리 등 3인
특별상 ‘손잡고’…8월12일 만해축전서 시상

2014 만해평화대상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집’이 선정됐다. 또 실천대상에는 이세중 변호사, 문예대상에는 아시라프 달리와 모흐센 마흐말바프, 윤양희 씨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신설된 특별상 수상은 ‘손잡고’로 결정됐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자승스님, 조계종 총무원장)는 7월7일 2014 만해대상 각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 평화대상을 수상하는 나눔의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일 뿐 아니라 지울 수 없는 역사, 왜곡할 수 없는 진실의 현장이다.

나눔의집에는 국내 각계의 인사들과 세계적 저명인사들도 찾아오지만, 일본의 대학생과 정치인들도 찾아와 할머니들과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린다. 나눔의집은 과거의 상처를 오늘의 사랑으로 길러내고, 오늘의 화해로 내일의 평화를 기약하는 성소(聖所)다.

선정이유에 대해 만해대상 측은 “전쟁과 불행이 없는 세상을 위해 자신들의 치욕을 알려낸 할머니들의 모습은 만해스님이 추구한 평화운동의 전범(典範)”이라고 말했다.

실천대상 수상자 이세중(79)변호사는 평생 시민사회운동을 통해 변호사들의 사회참여에 선구적 역할을 한 존경받는 원로 법조인이자 인권변호사 1세대다.

팔순에 접어든 고령이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 변호사는 좌우이념을 넘어 인권, 환경, 경제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현안해결에 앞장섰다. 그는 우리 사회가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로 나아가는 동안 미처 정비되지 못한 약한 고리를 먼저 찾아 이어주며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투명한 원칙을 세워왔다.

문예대상 수상자 이사라프 달리(50)는 이집트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자 언론인이다. 현재 알 아라비 매거진 편집장 겸 아시아엔 아랍어판 편집국장 등 언론활동을 통해 아랍권의 통합과 문명간 교류에 기여해왔다.

더불어 달리는 1989년 첫 시집 ‘Washwashat Al Bahr(바다의 속삭임)’ 출판 이래 소설가와 시인으로서 아랍과 비아랍권문명의 가교역할을 했다. 그는 고은 시인의 <만인보> 등을 아랍어로 번역해 소개하는 등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또 다른 수상자인 이란의 영화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58)는 세계적인 명장으로 손꼽힌다. 그의 삶은 저항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영화는 특정계층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는 특유의 영화적 노선은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독보적 위치에 올려놓았다.

1982년 ‘노수의 회개’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이란 뉴웨이브의 가장 중요한 감독으로 명성을 굳혔다.

2001년 픽션과 다큐멘터리가 결합된 <칸다하르(Kandahar)>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하의 절망적 현실을 조명해 <타임>지로부터 ‘올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됐다. 그는 1996년 <가베(Gabbeh)>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처음 이름을 알렸다.

서예가 모암(茅菴) 윤양희(72)씨는 지난 50년간 교육자, 서예가, 전각가로서 영리나 시비를 떠나 선비정신으로 돌올한 예술적 성과를 이루며 후진을 양성해온 한국 서단의 중심인물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오늘날 서예교육에 초석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초·중·고교 미술과목의 목표와 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하면서 우리나라 전통미술을 보전하고 창의성을 계발하는 데 역점을 뒀다.

1994년부터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서 실기 중심의 교육내용을 체계화 하고 학습의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자료를 제공했다. 월인천강지곡, 용비어천가등에 나타난 서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상의 ‘손잡고’는 노란봉투 캠페인에 동참한 시민들이 수상자다.

쌍용자동차 노조에게 47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평범한 주부 배춘환 씨가 한 시사잡지에 편지를 보내면서 ‘손잡고’는 시작됐다. 4만7000원씩 10만명이 모금하면 될 것이라며 스스로 4만7000원을 봉투에 넣어 보낸 것이 발단이 돼,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잡고’라는 시민사회기구가 출범하게 됐다.

생존을 위협받는 노동자와 가족들에 대한 지원모금이 바로 ‘노란봉투’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는 가수 이효리, 노엄 촘스키 미국 MIT공대 교수, 만화가 강풀, 웹툰작가 주호민 씨 등 유명인들도 동참해 화제가 됐다. 6월17일 현재 14억6869만원이 모금됐다.

‘손잡고’ 대표단은 지난 5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하고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만해대상 측은 “‘손잡고’의 노란봉투 캠페인은 국가의 법률적 판단을 거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으로 밀려난 약자들의 처지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호부조의 정신으로 연대의 손을 내밀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우리 사회의 전통인 사회적 부조의 미덕을 살려내는 일이자 만해 사상의 21세기적 실천이라 생각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 관계자는 “예년에는 각 부문별로 3명씩 선정했지만 올해는 평화와 실천부문에서 하나의 수상자를 발표하게 됐다”며 “특별상을 신설해 수상한 것도 이번 대상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만해대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8월12일 인제 하늘내린센터에서 개최된다. 평화대상에는 1억원, 실천대상에는 5000만원, 문예대상에는 각 3000만원, 특별상에는 50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