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불영사 일운스님, 첫 에세이집 ‘마음이 담긴 길…’ 발간

“지금이 없는 내일은 없습니다. 먼저 자신을 100% 믿으십시오. 그리고 감사한 마음을 일으키십시오. 조건 없이 모든 것에 감사하면 감사한 일만 생기게 됩니다. 감사할 일이 아니더라도 감사함을 마음 가득 느끼면 내 운명은 감사한 쪽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울진 불영사 주지 일운스님이 <마음이 담긴 길을 걸어라>를 발간했다.

울진 불영사 주지 일운스님은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게 훌륭한 인연을 맺은 나에게 감사하고, 삶이 귀중한 선물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삶이 더욱 빛날 것이라고 말한다.

일운스님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스님은 3년 전 만일염불회를 결성해 전국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에게 하루 한 번 문자를 보냈다. 문제메시지의 주제는 오직 ‘마음’. 스님이 보내는 문자는 하루에도 수만 번, 천변만화하는 마음에 우리는 언제 점을 찍어야 할지, 언제 그 고삐를 당겨야 할지를 알려준다.

현재 이 문자메시지는 하루에 2000여명에게 전해져 매일 오전8시30분 마음이라는 주제를 가슴에 품게 한다. 지금에 집중하자는 취지를 담아 ‘마음시리즈 행복편지’로 전국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스님이 이번에 펴낸 <마음이 담긴 길을 걸어라>는 책으로 엮었으면 하는 사람들의 바람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책에서도 스님은 자신의 마음을 바로 깨달았을 때 진정한 행복과 자유가 저절로 찾아온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나간 과거와 오지 않은 미래의 짐을 지고 사는 우리들에게 스님은 ‘현재에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이것이 마음의 짐을 털어버리는 첩경이라는 것.

3년 전 만일염불회 결성

2000명에 날마다 문자편지

주제는 오직 ‘마음공부’

스님은 책을 통해 “우리 인생은 어느 누구에 의해 창조되지 않으며, 자신이 매순간 인생을 창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길 바란다”며 “이 책이 여러분의 삶에 기쁨이 되고 지금에 집중된 삶을 창조해 낸다면 더없는 기쁨이 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음을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스님은 알 듯 모를 듯 한 마음을 간결한 문체와 적절한 비유를 들어 잔잔하게 풀어냈다. “바람의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뭇가지의 움직임으로 그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도 모습으로는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통해서 마음을 볼 수 있고 알 수가 있습니다.” 단 몇 줄의 법문으로 마음은 이렇게 가닥을 잡는다.

스님은 책을 통해 세상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세상은 우리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을 뿐, 지혜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게 훌륭한 인연을 맺은 나에게 감사하고, 내 삶이 귀중한 선물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자신의 삶이 더욱 빛날 것이라고 충고한다.

“아름다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훌륭한 인연을 맺어 왔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함께하고 있는 모든 존재들이 나와 같은 본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와 내가 둘이 아닌 진리의 세상에서 아름답게 살게 되겠지요. 모든 것이 둘이 아니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깊은 감사와 영광과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

아름다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은

훌륭한 인연 맺었기 때문

모든 것은 둘이 아니기에

감사와 영광 축복 보냅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다섯 가지로 요약해 제시했다. 살아 있는 생명을 해치지 않고 남의 것을 탐내지 않으며 청정하지 못한 행위를 하지 말고 거짓말과 위선된 행위를 단속하고 모든 생명을 내 생명처럼 공경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잘 실천하면 마음은 늘 평화롭고 사람들의 공경을 받을 것이며, ‘조화로운 삶, 주인공의 삶, 진실하고 청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습관적으로 내는 ‘화’는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스님은 화내기 이전으로 돌아가라고 가르친다.

“화가 났을 때 자신이 지금 왜 화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야 합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화를 내기 이전으로 돌아가 그 이유를 살피고 상대와 합리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상에서 ‘화’만이라도 이성적으로 다스린다면,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남을 사랑하고 미워하지 않는다면, 자신은 더욱 건강해지고 마음은 평온해질 것이며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될 것입니다.”

매순간 자기 자신이

인생을 창조한다는 사실

정확하게 인지하면서

‘지금에 집중한 삶’ 살면

더없는 기쁨입니다…

‘화라는 것’과 내가 한 덩어리가 되어 화를 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따끔한 충고가 아닐 수 없다. 또 노여움 속에 있더라도 노여워하지 말고 분노 속에 있더라도 분노를 다스려야 할 것이며, 욕심 속에 있더라도 욕심을 내려놓고 자기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눈다면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된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우리에게 익숙한 경구들을 인용해 글의 이해를 돕고 있다. 50여컷의 일러스트는 글과 잘 버무려져 있어 책을 읽고 있으면 한적한 공원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어디든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소형책자로 만든 점도 돋보인다.

스님은 “인생은 스스로가 설계하는 것이지 누군가 나를 대신해 설계해 주는 것이 아니다”며 “어떤 설계가 내 인생에 진정한 행복과 자유 그리고 당당하고 멋진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는 모두 우리 마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제대로 된 생각을 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만 하면 멋진 설계가 완성될 것”이라며 우리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준다.

일운 지음 / 담앤북스

일운스님은 1969년 청도 운문사에서 출가했다. 1991년에 대만 유학을 마치고 첩첩산중의 불영사에 주석하게 됐다. 그동안 불영사는 20개가 넘는 전각이 들어선 대가람이 됐고, 안거철이면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수십 명의 스님들과 함께 정진을 한다.

지역사회에서의 역할도 커졌다. 그동안 사찰음식축제, 산사음악회, 울진 관내 초중고 청소년 백일장 등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으며, 2013년 5월 울진 읍내에 심전문화복지회관을 완공해 복지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스님은 누구나 명상하는 힐링공간인 ‘불영사 국제명상원 선ㆍ선ㆍ선(線 ㆍ善ㆍ禪)’ 건립을 준비 중이다.

스님은 그동안 불영사 사찰음식을 소개한 사찰음식 시리즈 <불영이 감춘 스님의 비밀레시피>, <김치나무에 핀 행복>, <사찰음식이 좋다> 등 3권의 책을 펴냈다.

[불교신문3021호/2014년6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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