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월드 7년만에 ‘1000번째’ 무료 개안수술

백내장 수술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된 티프롬 씨(오른쪽).

“보여요. 정말 잘 보입니다. 여기 날 찍고 있는 카메라도 잘 보여요.” 지난 23일 캄보디아 시엠립에 위치한 BWC 아동센터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두 눈 모두 심각한 백내장으로 인해 앞을 전혀 보지 못했던 티프롬(43)씨가 세상을 다시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부축 받지 않으면 움직이기조차 힘들어했던 그였다. 눈은 뜨고 있었지만 동공이 하얀색으로 채워져 있었고 눈 바로 앞에서 손을 흔들어도 반응이 없었다. 이런 상태가 된지 벌써 1년째다.

수술을 받은 22일만 해도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가득했던 그는 다음날 안대를 풀자마자 입을 벌려 크게 웃었다. 검은색을 되찾은 눈동자로 여기저기를 쳐다보며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표현해냈다. 자리를 함께 한 사람들도 박수를 치며 티프롬 씨의 완치를 축하했다.

이날 티프롬 씨의 수술 성공이 더욱 뜻 깊은 것은 1000번째 무료개안수술 환자이기 때문이다. 국제구호개발협력단체 로터스월드(이사장 성관스님)와 국내 최대 규모 안과전문병원인 김안과병원(병원장 김용란)은 지난 2007년 6월부터 캄보디아에서 무료로 백내장수술을 진행해왔다. 불과 7년 만에 1000번째 수술을 성공한 두 단체는 이날 조촐한 기념행사를 마련해 주민들과 더불어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이같은 기쁨 속에는 안타까움도 자리했다. 오른쪽 눈은 수술로 성공적으로 완치됐지만 왼쪽 눈은 상태가 극도로 악화돼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티프롬 씨는 한쪽 눈이라도 볼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다.

로터스월드 이사장 성관스님은 “김안과병원이 보이지 않는 1000명을 구한 감동적인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 행복을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비록 우리가 하는 일이 미약하더라도 좋은 일이라 생각하면 당장 함께 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바로 김안과병원은 그런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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