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일산병원·한방병원 연우회 해인사 승가의료봉사를 다녀와서

봉사란 단순한 베풂 아니라

나의 행복을 충전하는 시간 

해인사 스님들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하고 있는 연우회 회원들.

지난 4월5일 아침 6시가 되기 전 동국대학교 의료원 일산병원 현관, 쌀쌀한 새벽날씨에 연우회 봉사팀들은 진료에 필요한 물품을 꼼꼼하게 점검하여 대형버스에 싣는다. 매번 물품을 실을 때마다 느끼는, 혹여 부족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를 털어버리고 오늘의 봉사단원이 다 탄 것을 확인하고 해인사로 출발하였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라 쌀쌀함을 느끼면서도 차창 밖의 풍경에서 봄기운을 느낀다. “엊그제 검은 들이 봄빛도 유여할사” 라는 정극인의 상춘곡 한 구절을 떠올리면서 동시에 연우회 봉사활동과 신행활동의 궤적을 떠올려본다.

동국대학교의료원 일산병원 교직원 불자회인 연우회는 병원 상징인 연꽃의 마음(蓮華心)으로 신뢰와 화합을 통해 동서의학이 공존하는 최고의 일터를 만든다는 취지로, 2005년 12월1일 400여 명이 가입해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약사보살행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지금까지 정기법회를 비롯해 성지순례, 템플스테이, 봉사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신행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9년째 접어든 현재의 연우회는 직원의 90%이상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늘 분초를 다투는 병원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활발한 신행활동과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 불사의 원을 세우고 함께 무한한 공덕의 꽃을 피우기를 바라면서 세상을 향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비나눔으로 회향하고자 자비실천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연우회는 지도법사 스님의 지도하에 총괄 및 회계를 담당하는 총무부, 법회 및 성지순례를 맡고 있는 구도부, 의료봉사 및 지역사회 취약계층 노력봉사를 진행하는 봉사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사찰과 연계한 승가의료봉사 활동은 지병을 수행의 마장으로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고 수행중인 수좌 스님들이 건강하게 수행에 매진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 의미를 더했다.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2010년부터 시작했던 재가노인 방문간호 봉사가 이제는 대표적인 나눔의 장으로 확대되었고, 2012년부터는 지역 사회 중증장애인시설인 김포 가연마을과 인연을 맺어 의료장비기증, 의료봉사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불자들의 서원으로 이룩된 수행, 포교, 자비행이 함께 하는 종립병원의 일원으로 불자 신행단체인 연우회가 이웃을 위한 무한헌신과 봉사의 삶으로 바른 깨달음을 얻고 이웃에게 기쁨과 행복을 회향하는 신행단체로 거듭나기를 다짐해 본다.

어느덧 버스는 바람에 벚꽃잎이 나비처럼 어지러이 날리는 해인사 진입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부처님께서 설법을 하려할 때 선신(善神)들이 꽃을 뿌려서 공경하는 모습을 연상하면서 환희심을 감출 수 없을 때쯤 법보종찰 해인사 일주문에 도착하였다. 열심히 달려 왔지만 지리적 거리에 더하여 상춘객으로 인한 약간의 정체로 인해 벌써 정오를 바라보는 시간이다. 점심 공양을 뜨는 둥 마는 둥 한 채로 진료 장소인 보경당에 봉사준비를 끝내 놓고야 비로소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법사 증휘스님, 이승덕 교수(한방 침구과)를 포함한 연우회 임원과 회원 30명이 함께 하여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중 스님, 학인 스님을 대상으로 양방진료, 한방진료, 물리치료, 수액요법 등을 시행했다. 세수 90세가 넘어 신체 중 안 아픈 곳이 없다고 앓으시면서 영양제 수액치료와 물리치료 후 편안해 하시는 노스님, 침 치료 후 한결 가벼워진 어깨를 신기하듯 돌려 보시는 주지스님의 미소, 감기 몸살이 심해져 약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며 몇 번의 합장인사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시는 스님 등 아련히 멀어져가는 스님들의 모습을 뒤로 하고 해인사를 떠나왔다.

봉사란 타인에게 베풂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행복을 충전하는 시간임을 오늘도 느낀다. 그리고 그 행복을 나에게 선물로 주신 해인사 스님들께 감사의 합장을 올린다. 연우회는 앞으로도 의료자비행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과 건강한 내일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을 계속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불교신문3002호/2014년4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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