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허우범 지음 / BM책문

저자는 2004년 중앙아시아 한복판에서 실크로드를 처음 만난 뒤,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크로드 현장을 누비며 글을 써왔다. 그의 실크로드는 한마디로 ‘눈’과 ‘발’과 ‘땀’이 만들어낸 10년의 길이다. 책은 철저하게 길에서 시작해서 길에서 끝난다. 왜냐하면 실크로드가 바로 문명과 역사가 소통한 길이기 때문이다.

이 길에서 동서양 문명이 만나고 제국이 역사를 만들어가며, 이 길을 따라 사람들의 소통이 이뤄진다. 저자는 실크로드가 처음 열렸던 시점으로 돌아가 영웅호걸들과 스님들 그리고 촌부들이 이 길을 따라 희로애락을 엮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30여차례 실크로드 곳곳을 누볐다.


멍게

성윤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시어에 삶의 신산스런 목소리와 날것의 냄새를 덧입히는 시인 성윤석이 어시장 ‘일용잡부’가 되어 돌아왔다. 시집에는 시인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부둣가를 누비며 쓴 시 74편이 수록되어 있다. 스스로를 ‘잡부’라고 칭하는 시인은 어시장에서 냉동 생선장사를 배달하거나 냉동생선을 손질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인은 이 시집에 실린 시 모두가 그날그날을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부둣가 사람들의 일상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시집을 읽다보면 사연있는 인물들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저자는 구도자이자 깨달은 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메신저이길 자처한다.


매미허물

김옥경 지음 / 굿라이프

“부모나 친지를 장기요양시설에 모신 분 또는 모시려고 계획하고 계신 분그리고 어쩌면 미래에 장기요양시설에 몸을 의탁할 분들께 이 책을 바칩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책은 ‘요양원 이야기’다. 누구에게나 마지막 순간이 올 때 자신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익숙한 장소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축복이겠는가.

책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한번쯤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케 한다. 책은 ‘4일간의 어느 널싱혼 이야기’로 1998년 미주판 중앙일보 신춘문예 논픽션 부문에 입상한 원고를 픽션화한 것이다. 설정은 양로원 겸 장기요양시설이며 어떤 특정한 곳이 아닌 서너곳의 이야기를 설정했다.


삼국유사 역사의 뜻을 묻다

이양호 지음 / 평사리

저자는 신라왕들의 시대가 이루어진 ‘기이’편을 중심으로, 일연스님의 역사를 보는 눈에 기대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신라의 역사를 재정립했다. 또한 <삼국유사>는 집중, 배제, 배치, 문학적인 상징이라는 글쓰기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일연스님이 어떤 일화와 사건들에 집중하며, 어떤 것은 배제하는지, 일화들을 어떻게 배치하는지, 용어와 구절들에는 어떤 문학적 상징을 담고 있는지 추적한다. 이로써 <삼국유사>를 단순한 ‘이야기 모음집’이 아니라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버리고 배치한 한권의 역사책이자, 일연스님의 사관이 들어있는 책임을 새롭게 밝혀내고 있다.

[불교신문3003호/2014년4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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