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 찌리우 공생유치원’ 기공식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과 캄보디아 승왕 텝퐁스님이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시설 건립이라는 아름다운 약속을 실천했다. 캄보디아 찌리우 공생유치원 기공식에 만난 월주스님과 텝퐁스님(왼쪽).

한국과 캄보디아 불교 지도자들이 빈곤 국가 교육지원을 위한 약속을 실천했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과 캄보디아 승왕 텝퐁스님이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원을 건립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지구촌공생회는 지난 7일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찌리우 공생유치원 기공식을 개최했다. 씨엠립 외곽에 위치한 찌리우 공생유치원은 캄보디아 승왕 텝퐁스님이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 유치원으로, 현재 26명의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찌리우 공생유치원 건립은 빈곤국가 어린이들이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월주스님과 텝퐁스님의 약속에서 비롯됐다. 여든을 넘긴 두 스님은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자비의 마음을 실천에 옮겼다. 월주스님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진행된 공생회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텝퐁스님으로부터 이곳의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해 듣고 난 뒤, 텝퐁스님에게 교육시설 건립을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교육시설 건립 협약

캄보디아는 부지 제공하고

지구촌공생회는 기금 지원

양측 합심해 약속 결실

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

“산수(傘壽) 넘긴 노승들이

약속 실천할 수 있게 된 것은

부처님께서 주신 최고의 가피”

평소 빈곤국가 미래 주역이 될 어린이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는 길은 교육에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던 월주스님은 공생회 창립 10주년 기념식 당시 텝봉스님과 ‘교육시설 건립 및 지원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유치원 건립을 추진해왔다. 어린이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유치원 건립은 지구촌공생회의 후원이 아닌 캄보디아 불교계와 함께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캄보디아 승왕 텝퐁스님이 찌리우 공생유치원 건립에 필요한 토지를 제공하고 지구촌공생회가 건립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건립기금은 대한불교진흥원과 지구촌공생회 후원자들의 정성이 모여 마련됐다. 특히 공생유치원이 건립되는 부지가 텝퐁스님이 매년 방문해 자비를 펼치고 있는 텝퐁스님의 고향 마을이라는 점도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날 찌리우 공생유치원 기공식을 가짐으로써 마침내 한국과 캄보디아 두 불교 지도자인 월주스님과 텝퐁스님의 아름다운 약속은 결실을 맺게 됐다.

캄보디아 전통 방식에 따라 시삽의식을 하는 월주스님과 텝퐁스님.

기공식은 유치원 건립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텝퐁스님이 주관해 전통 캄보디아식으로 진행됐다. 텝퐁스님을 비롯한 많은 스님들이 함께 자리해 유치원의 성공적인 건립을 축원했다. 씨엠립 주와 교육부 관계자들도 참석해 유치원 건립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주민들과 어린이들도 합장한 채 월주스님에게 감사를 표했으며, 현지 케이블 방송인 RSC TV에서도 취재에 동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은 “한국과 캄보디아를 오가며 텝퐁스님과도 수차례 만나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한 의지를 함께 다져왔다”고 텝퐁스님과의 남다른 인연을 강조한 뒤, “산수(傘壽 80세)를 넘긴 노승들이 (교육시설 건립이라는) 새로운 약속을 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게 된 것은 부처님께서 주신 최고의 가피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월주스님은 “찌리우 공생유치원은 그동안 텝퐁스님의 관심을 담아 유지되어 온 지역 아이들을 위한 중요한 교육시설로 자리잡아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씨엠립 주정부와 찌리우 마을 주민들 모두의 관심과 지원으로 텝퐁스님의 큰 뜻이 계승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찌리우 공생유치원 어린이들.

캄보디아 승왕 텝퐁스님은 “캄보디아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교육시설 건립을 위해 지구촌공생회와 함께 사업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특히 한국과 캄보디아의 불교 지도자들이 함께 만나 뜻 깊게 생각하고 월주스님을 비롯해 한국에서 오신 여러분과 오늘 기공식에 참가한 모든 불자들의 건강과 성공, 행복을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월주스님과 텝퐁스님은 유치원 건립부지로 자리를 옮겨 캄보디아 전통 방식에 따라 자갈과 시멘트, 물과 꽃 등을 시삽하는 의식을 가졌다. 캄보디아 스님들은 시삽이 진행되는 동안 축원을 하며 유치원 건립이 잘 마무리되기를 기원했다.

기공식에 참가한 주민들도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합장한 채 유치원 기공식을 자축했다. 찌리우 공생유치원은 오는 12월말이나 1월초 준공 예정이다.

기공식이 끝나고 월주스님과 텝퐁스님은 다시 손을 맞잡았다. 찌리우 공생유치원 건립이 무사히 회향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의지의 표시였다. 찌리우 공생유치원 기공식으로 현실이 된 두 스님들의 아름다운 약속은 유치원 준공식 때 다시 만나자는 약속으로 이어졌다.

월주스님은 공생유치원 건립이 마무리되면 다시 캄보디아를 찾겠다고 텝퐁스님에게 약속했다. 텝퐁스님도 준공식 때 월주스님과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지구촌공생회의 지원에 거듭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캄보디아 지뢰박물관을 방문한 월주스님.

한편 기공식에 이어 월주스님은 제16회 만해대상 평화부문 수상자인 캄보디아 지뢰제거연대 대표 아키라 씨가 운영하고 있는 캄보디아 지뢰박물관을 방문했다. 캄보디아에는 지난 30년간의 분쟁과 내전, 그리고 베트남 전쟁의 영향으로 최소 600~700만개의 지뢰와 폭탄이 매설돼 있다.

아키라 씨는 월주스님과 함께 만해대상을 공동 수상하며 스님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캄보디아 지뢰 폭발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극심하다는 아키라 씨의 설명에 월주스님의 마음이 움직였다. 이를 계기로 월주스님은 캄보디아 지뢰제거 사업을 후원하며 지뢰가 매설된 지역과 피해자 인원 등을 조사하고 제거 사업에 동참하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1월 지뢰박물관에서 협약식을 갖고 공동으로 지뢰제거 활동에 나서기로 했으며, 지구촌공생회 10주년 기념식에서도 아키라 씨에게 3만 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한 바 있다. 또 지구촌공생회는 2014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지뢰 없는 평화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박물관을 방문한 월주스님은 지뢰 피해 현황과 제거활동 사업, 아키라 씨의 활동 영상 등을 직접 살피며, 지구촌공생회가 캄보디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뢰없는 평화마을 조성 사업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활동가들에게 당부했다.

[불교신문3003호/2014년4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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