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처님오신날 연등회 엄숙하게 거행

올해 부처님오신날 연등회(중요무형문화재 제122)가 여객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경건한 행사로 치러진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자승스님, 조계종 총무원장)는 지난 22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올해 연등회는 화려한 장엄등, 가무를 지양하고 국민의 슬픔을 나누고 희망을 함께 모으는 경건한 행사로 내용을 전환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6일 오후430분 동국대 운동장에서 열리는 어울림마당은 기존 연희단의 공연 대신 희생자들을 위한 천수경 독경과 석가모니불 정근,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축원의식으로 진행된다. 또 연등법회를 통해 국민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발원문과 기원문을 낭독한다.

이어 같은 날 오후7시 동국대를 출반한 연등행렬이 동대문을 거쳐 종각사거리까지 이어진다. 이 자리에도 화려한 장엄등 대신해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백색 장엄등과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적색 장엄등을 선두로 스님 300여 명이 백색등을 들고 행진한다. 사찰과 불교단체 역시 풍물과 화려한 음악 없이 추모를 상징하는 백색등을 들고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행진한다. 봉축위는 연등행렬에 앞서 추모리본 2만 여개를 준비해 착용하고, 희생자를 위한 성금모금도 진행할 계획이다.

사부대중의 추모 열기는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회향한마당까지 이어진다. 오후930분 종각사거리에서 열리는 회향한마당은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국민기원의 장을 주제로 천도의식과 정근, 발원문, 추모노래로 꾸며진다. 또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 시민들이 동참한 가운데 연등에 기원문을 담는 체험행사도 연다.

이튿날 27일 우정국로 일원에서 펼쳐지는 전통문화마당은 공연과 연등놀이 등은 취소하되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은 기존대로 진행한다. 희생자 애도, 실종자 무사생환을 기원하는 프로그램이 추가로 운영한다.

앞서 25일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 청계천에서 열리는 연등회 전통등전시회는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30일 포교원 주최로 예정된 주한 외국대사 한국사찰음식 만찬은 취소됐다. 56일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도 추모법회 형식으로 진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총무원 기획국장 남전스님은 연등회가 이웃과 함께하는 자비의 뜻도 담긴 만큼 취소, 축소보다는 국민을 위로하는 불자들의 마음을 전하는 엄숙한 행사로 전환해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봉축표어 나누고 함께하면 행복합니다처럼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가운데 상생의 공동체를 위해 국민과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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