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월호 희생자 추모 실종자 무사 생환 기원

세월호 사고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부산연등축제 점등식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 봉행됐다.

사단법인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회장 수불스님,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는 4월18일 오후 7시 부산 용두산공원에서 공연과 박수 등을 일체 생략한 가운데 1080개의 촛불 기원등을 밝히며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무사 생환을 한마음으로 염원했다. 점등식에는 부산불교연합회장 수불스님, 수석부회장 무원스님, 상임부회장 효원정사, 허남식 부산시장, 김석조 부산시의장, 김은숙 중구청장 등 사부대중 1500여 명이 동참했다.

부산불교연합회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희생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축제 분위기 행사를 일체 자제하고, 최대한 숙연하고 엄숙한 가운데 점등식을 진행했다. 당초 예정된 전국 비보이 경연대회와 백일장 등을 취소하고, 체험부스및 대형등 전시로 행사를 최소화 했다.

부산불교연합회장 수불스님(부산연등축제조직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국가적 재난을 맞아 큰 슬픔에 잠겨있다"면서 "진도 앞바다에서 뜻하지 않게 발생한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와 실종자, 그리고 가족들의 고통에 부산불교연합회는 동참하며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불스님은 "자비로운 불보살님은 최후의 일인까지 무사생환할 수 있도록 가피를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했다.

부산불교연합회 수석부회장 무원스님(삼광사 주지)은 기원문을 통해 "진도 앞바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아직 생사를 알지 못하는 실종자,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어버린 영혼, 그리고 그들의 소중한 인연들에게 남겨질 슬픔에 불자들은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부처님께 간절히 기원한다"고 위로했다.

다음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거행된 점등식에서 부산불교연합회장 수불스님의 점등사, 수석부회장 무원스님의 기원문, 상임부회장 효원정사의 경과보고 전문이다.

점등식에서 점등사를 하는 부산불교연합회장 수불스님
점 등 사

점등사를 하기에 앞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가적 재난을 맞아 큰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부산불교연합회에서는 진도 앞바다에서 뜻하지 않은 희생을 당하신 분들의 가족과 친지들의 고통에 동참하며,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보냅니다. 자비로우신 불보살님들께서는 온 국민의 찢어지는 가슴에 감응하시어, 최후의 1인까지 무사생환 할 수 있도록 가피를 베풀어주시기를 간절히 기원 드립니다.

2600여년 전 사바세계에 오신 부처님께서 태어나시면서 “하늘 위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이 존귀하다. 세상의 모든 고통 받는 중생들을 마땅히 편케 하리라!”는 선언과 함께 동체대비의 등불을 전하셨습니다.

중생구제를 염원하는 그 소중한 등불이 오늘 여기 용두산공원에서 다시 타오릅니다. 신라시대 경문왕이 황룡사에서 밝혔던 그 등불이 고려시대의 연등회로 이어지고, 조선시대의 관등놀이와 근대의 제등행진을 거쳐서 이제 우리는 부산의 대표적인 전통문화마당인 ‘2014 부산연등축제’로 승화시켰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희망과 소원, 평안과 안전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부처님 오신 날 등불을 밝혀왔습니다. 오늘 우리 부산시민의 염원이 모여 거룩한 등불로 타오르는 인연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자비사상과 평화운동이 온 세계에 널리 퍼지기를 기원 드립니다.

이번 부산연등축제가 부산 지역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국제 관광도시 부산을 찾아주신 세계인을 비롯한 참가자 모두가 하나 되는 역동적인 문화축제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번 축제 슬로건은 “나누고 함께 하면 행복합니다!”입니다. 온 국민이 슬픔까지도 함께 나누어 우리나라를 더 안전한 사회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2014 부산연등축제 개막점등식에 귀한 시간 쪼개어 언제나 부산시민들과 함께 하시는 허남식 부산시장님과 김석조 시의회 의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개막점등식 준비와 각종 대형 장엄등을 밝히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사부대중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광명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 드리며 점등사에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58년 4월 18일

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 회장 수불 합장


기원문을 낭독하는 부산불교연합회 수석부회장 무원스님.
기 원 문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진도 앞바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아직 생사를 알지 못하는 실종자,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어버린 영혼, 그리고 그들의 소중한 인연들에게 남겨질 슬픔에 우리 불자들이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부처님께 간절하게 기원합시다.

부처님 오신 날 밝히는 자비와 지혜의 법등이 실종자들에 대한 구조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어두운 바다를 밝히는 광명의 등불이 되게 하여서 무사히 가족들에게 돌아오게 기도합시다.

가족들의 품을 떠나버린 안타까운 희생자들이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정토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등불을 밝힙시다.

소중한 인연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해 함께 슬퍼하고, 먼 바다를 바라보며 가라앉아버린 여객선을 향해 애타게 자식을 찾는 부모들의 위해 그들과 같은 마음으로 간절하게 기도합시다.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생존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위로하고, 희망으로 밤을 새워 구조활동을 펼치는 모든 분들이 힘과 용기로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부처님 가피의 등불을 한마음으로 밝힙시다.

부산연등문화제의 모든 행사들도 ‘세월호’ 희생자, 실종자, 상해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이 슬픔에서 벗어나 밝고 깨끗한 곳에 머물 수 있도록 부처님 자비등불을 밝히는 시간으로 만듭시다.

다시 한 번 오늘 밝히는 등불로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실종자들은 무사귀환하며, 상해자는 조속쾌유하고, 그들의 가족들은 슬픔을 극복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기를 부처님께 간절히 기원합니다.

부산불교연합회 수석부회장 무원

 

경과보고를 하는 부산불교연합회 상임부회장 효원정사
경과보고

무엇이라 말씀드릴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정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가슴이 메어집니다.

이번 진도여객선 대참사로 인해 우리들만의 축제가 될 수 없을 것 같아서 1년 동안 준비해온 모든 일정을 축소하고 간략하게 진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에도 우리는 마음 속 깊은 곳의 정성을 모아, 지혜와 자비의 광명이 온 누리에 가득하길 기원하며 연등을 밝힙니다.

2014연등축제는 부산연등축제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연등축제'를 목표로 1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오늘 개막점등식을 개최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연등축제 개막식은 지금까지 부산역에서 개막점등식을 하였습니다마는 올해부터는 이곳 용두산 공원에서 개막 점등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개최하는 연등회는 이미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등록이 되어 있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하여 추진 중에 있습니다.

우리 부산연등축제도 우리 부산만의 특징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소중한 지방문화재로 등재하기 위하여 1600년간 전해온 연등회의 역사를 바탕으로 학술연구를 통한 고증과 창작등 전승 및 교육을 통하여 민족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

깜깜한 하늘에 빛나는 연등의 불빛이 민족의 문화유산을 발전시키고 전승해나가는 지혜와 자비의 등불이 되기를 부처님 전에 서원해보면서 경과보고에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부산불교연합회 상임부회장 효원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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