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6일 세월호 여객선 사고가 난 진도 앞바다 인근의 사찰인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이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스님은 “미황사에서 매일 바라다 보이는 진도 바다의 노을을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사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발원하는 심정을 담았다. 스님의 글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하며 "기도의 힘으로 기적이 일어나기를 빈다"고 함께 기원했다.

한편 미황사도 120년 전 많은 사람이 바다에 빠지는 아픔을 겪었었다. 미황사 중창불사를 위해 각 섬으로 화주를 떠났던 군고패(풍물패)가 청산도를 가는 중 풍랑을 만나 침몰하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이후 미황사는 폐찰과 다름 없는 절로 방치돼다가 현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과 회주 현공스님에 의해 중창됐다.

 

<다음은 금강스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저 아름다운 바다에

행복한 꿈을 안고

설래는 마음으로 수학여행길에 나선 친구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생각하니

쉽게 잠에 들지 못한다

 

...미황사에서

매일 바라다 보이는곳이

진도바다

 

겨울이면

관매도와 팽목항 사이로 지는

저녁노을이 아름다워서 바라보던

저곳 ?

 

이제는

노을을 볼 수 없을것 같다

 

꽃같은 아이들이

꽃피는 봄에

차가운 바다에 떨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

 

남의 아픔이 아니다

 

120년전

오늘

미황사의 일도 떠오른다

 

절의 중창불사를 위해

청산도 바닷길 떠났던

미황사군고패

사십명의 스님들의 다례제 올리는 날

 

저 바다를 보며

사십구일 기도를 올려야겠다

 

이대로는

잘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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