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소속 외국인 스님 연수서 의료보험, 학비문제 고충 토로

경주문화유적답사에 나선 스님들. 사진제공=교육원

조계종단에서 출가하는 외국인 스님이 한국에서 정진하면서 겪는 어려운 점은 의료보험과 학비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원(원장 현응스님)이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경주 일대에서 개최한 종단 소속 외국인 스님 연수에 참석한 스님들은 외국인으로서 사는 어려움을 토로하며 종단차원의 대책마련을 요청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연수에는 54명의 외국인 스님이 함께 했다. 종단 소속 외국인 스님은 110명가량으로 이 가운데 60명이 국내 사찰에서 공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스님 다수가 참석한 것이다.

이번 연수에서는 아시아권과 유럽ㆍ미주권으로 나눠 진행한 ‘선배 스님으로부터 듣는다’ ‘대화의 시간’은 스님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인도출신의 연등국제선원 주지 혜달스님과 미국출신의 한마음선원 출판편집부장 청고스님이 강사로 나서 선배로서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외국인 스님들은 의료보험료 납부로 인한 고충을 털어놨다. 외국인의 경우 의료보험료가 내국인 스님에 비해 비싸다. 승가대학에서 재학 중인 학인 스님에 한해 학교 측에서 매월 1만8000원 가량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월 5~6만원에 달하는 의료보험료를 외국인 스님이 납부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일부 스님들은 “아프면 큰일이다”라며 “절대 아프지 말라”고 후배 스님들에게 조언 아닌 조언을 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학비부담이다. 종립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할 때 일부 지원이 있지만 외국인 스님들은 타국에서 생활하다보니 학비조달이 쉽지 않다고 한다. 또 한국어 전달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어학원에 진학하고 싶어도 학비 부담 때문에 공부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하며 종단 차원의 장학지원이 절실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제공=교육원

스님들은 종단 장학승과 교육아사리 지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인 것뿐만 아니라 템플스테이 홍보를 위한 프랑스ㆍ독일ㆍ스페인ㆍ러시아 등 언어권별 자료 번역 및 감수를 자청했다.

교육국장 가섭스님은 “한국불교를 세계화할 인재들인 외국인스님들의 의료보험이나 학비, 어학연수 등에 보다 많은 지원이 필요한 시점임을 절감했다”며 “현재 교육원, 총무부, 사회부에 나눠져 있는 연수, 승적관리, 비자관리 업무 등을 단일화된 행정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외국인 스님들은 천년고도이자 불교유적의 보고인 경주에서 한국불교와 문화를 체험했다. 석굴암과 분황사, 황룡사지 등을 순례하고 국립경주박물관과 안압지, 첨성대의 야경을 관람했다. 스님들은 “한국에 머문지 오래됐지만 이런 기회는 처음”이라며 “한국의 사찰에서 느끼는 것과 또 다른 한국의 매력을 발견했다”며 좋아했다. 또 “한국불교와 한국문화에 다시금 빠지게 됐다”며 “한국불교와 한국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자국에서의 한국불교와 문화를 알리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계종 소속 외국인 스님 연수에 참가한 스님들. 사진제공=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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