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 보존회’ 회장 무관스님

사진왼쪽부터 경암스님, 성오스님,무관스님(보존회 회장), 도성스님.
“복장의식을 하지 않으면 나무나 돌, 흙 등으로 조성한 부처님은 미술품이나 조각품에 지나지 않는다. 복장의식과 점안의식이 여법하게 이뤄져야 예배의 대상으로서의 부처님이 될 수 있다. 전승과정이나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부분은 충분한 토론을 통해 통일안을 만들고, 앞으로 복장의식을 보편화하는 작업도 보존회에 던져진 큰 과제다.”

지난 10일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 보존회’ 초대 회장을 맡은 무관스님은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보존회는 서울 자운사에서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무관스님은 “점안은 부처님의 지혜를 복장은 공덕을 상징한다. 복장의식이 선행이 되고 점안의식이 이뤄져야 한다”며 “배우려고 하는 분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훌륭한 전수자 양성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보존회는 올 7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시연회를, 9월에는 통일된 불복장점안 의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의식 설행자의 전승계보 및 실행현황, 통일된 의식과정과 물목의 상징적 의미 등 총체적인 연구성과를 다룬 보고서도 발간한다. 이같은 작업을 토대로 안정된 보존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무형문화재 지정작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보존회의 가장 큰 목표는 불복장점안의식의 통일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무관스님은 “일례로 후령통을 종이로 제작하는 스님도 있고 은으로 만드는 분이 있는데 이런 부분도 논의를 통해 통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령통은 복장의식의 핵심으로 복장을 넣는 통을 의미한다. 복장유물 가운데 문화재로 만나는 사경이나 경전은 후령통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후령의 의미는 거의 사라졌다. 때문에 사라진 전통의식을 되살려내는 작업도 보존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또 불복장점안의식과 관련된 사례와 연구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복장의식과 관련된 서적은 1500년대인 조선시대 중기에 이르러서야 나왔지만, 유물은 이보다 훨씬 이전인 고려시대 것도 있다. 이에 대한 연구도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무관스님은 “요즘 불교 상점에 가면 오색실과 인쇄된 능엄경 등을 세트로 엮은 것을 봤다”며 “사람들이 불복장 의식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계종 스님 뿐 아니라 여법하게 수행하는 비구스님 가운데 불복장 의식에 관심 있는 스님들에게도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판식에 함께 참여한 나주 심향사 성오스님은 “부처님 말씀을 따라 경전대로 신심 있게 의식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복장의식과 점안의식을 통일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전하게 후대에 넘겨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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