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는 침묵

성엄스님 지음 / 탐구사

중국 선불교를 세계에 알린 대만의 성엄선사가 1989년과 1995년 영국 웨일스에서 7일단위의 집중적 선수행인 ‘선칠(禪七)’을 이끌면서 했던 법문을 중심으로 편자의 해설적 머리말과 선칠 체험기를 함께 실었다.

이 법문에서 성엄선사는 망명법사의 ‘식심명(息心銘)’과 굉지정각선사의 ‘좌선잠(坐禪箴)’에 대한 강해를 위시하여, 선수행에 필요한 핵심적 태도와 방법들, 특히 굉지정각선사의 묵조선을 현대적으로 부활시킨 자신의 묵조선법을 명료하게 설명한다. 책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눠진다. 제1부와 제2부는 각기 1989년과 1995년에 성엄선사가 웨일스에서 한 선칠법문이고, 제3부는 제자인 존 크루크의 선칠체험기다.


집착에서 벗어나기

알루보물레 지음 / 웅진서가

일본에서 ‘웃음행복론’으로 유명한 알루보물레 스마나사라 스님이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방해하는 가장 큰 훼방꾼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설파하는 신작. 스님은 ‘집착’이 우리 마음에 ‘화’를 비롯한 온갖 부정적 감정들이 자리잡게 만들고, 이로인해 삶의 에너지를 빼앗겨 수동적이고 우울한 삶을 살아가도록 만든다고 말한다.

따라서 생기 넘치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집착에서 벗어나 마음속에 부정적 감정들이 자리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책의 요지이다. 집착하는 마음이 커지면 망상이 되고, 망상이 지속되면 병이 된다. 흔히 말하는 ‘마음의 병’은 대부분 이 집착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생은 파도가 쳐야 재밌제이

홍쌍리 外 지음 / 알마

영화인 김도혜씨가 농사꾼 홍쌍리씨를 인터뷰한 책이다. 홍 씨는 스스로 “낮에는 일하는 머슴, 밤에는 글쓰는 사람”이라고 칭한다. <밥상이 약상이라 했제!>, <홍쌍리의 매실해독 건강법> 등을 저술한 저자는 50여년간 겪은 삶의 질곡을 “재미있는 파도”였다고 표현한다. 그것이 쉬운 파도가 아니었기에 “나처럼 너무 센 파도는 넘지 마이소”라고 농담처럼 말한다.

그녀는 시아버지와 남편이 손댔던 광산사업이 망하면서 빚더미에 앉기도 했고 부인과 수술을 두 번이나 받기도 했다. 탤런트 고두심은 추천사를 통해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거북이 등같은 갈퀴손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홍쌍리 씨는 영락없는 농사꾼”이라고 소개했다.


양반

미야지마 히로시 지음 / 너머북스

십수년 전 도쿄대에서 성균관대로 옮겨와 화제가 됐고 작년에 40년 한국사 공부를 한글로 써서 집대성한 <나의 한국사 공부>를 펴낸 바 있는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가 최근 정년퇴임을 기념하여 그의 주저인 <양반>을 다시 출간했다.

조선시대를 이해하는 데 ‘양반’이 키워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오늘에도 여전히 강력하게 남아있는 유교적 전통과 맞닿은 맥락이 무엇인지와 연관해서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만큼 정리된 이해를 갖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저자는 부분을 감싸안은 거시적인 안목으로 그동안 한국 역사학계의 여러 연구 성과들을 적절하게 종합하면서 한국의 전통사회를 하나의 뚜렷한 흐름 속에 담아냈다.

[불교신문2999호/2014년4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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