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 증상으로

병원 방문했는데…

암환자로 진단되는 경우

4명중에 1명

종양으로 인한 출혈이 빈혈 유발

 

빈혈은 매우 흔히 있는 병이다. 안색이 창백하면서 어지럽거나 기운 없다고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 중 대부분은 빈혈을 진단받는데, 빈혈의 정확한 정의는 ‘혈액성분 중 적혈구 수가 감소된 형태’로 헤모글로빈 농도가 남자는 13g/dL, 성인여자는 12g/dL, 임산부는 11g/dL미만이 기준이다.

빈혈의 원인은 크게 출혈이 있는 경우, 적혈구 생산이 안되는 경우, 섭취 불량인 경우로 나눈다. 출혈은 성인여자의 경우 생리양이 가장 많은 원인이고 성인 남자와 폐경기 여성은 위, 십이지장, 대장의 점진적인 출혈이 가장 많은 원인이다.

점진적인 출혈은 왜 생길까? 가장 잘 알려진 원인은 위나 십지이장의 궤양, 항문 치질이지만, 간과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은 위, 소장, 대장에 악성종양이 있을시 종양으로 인한 출혈로 빈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한 대학병원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빈혈 있는 남성의 25%, 폐경 여성의 16%에서 암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대장암이 가장 많았고, 이외 위암, 유방암 순이었다. 본원에서 진료 받고 있는 환자의 예를 들면, 폐경기에 접어든 51세 여자 환자는 최근에 피곤과 어지러움증이 심하여 내원하였는데 환자는 임신 시에도 이런 증상이 있었고 주위사람들로부터 여자들이 흔히 철분 결핍 빈혈이 많다는 말을 듣고 약국에서 자가로 철분약을 임의로 계속 복용하다가 증세 호전이 없자 내원하였다.

환자는 피곤, 기력 없음을 호소하였는데 체중감소, 변비, 속쓰림 등의 증상은 없었고 최근 다이어트 한다고 음식 섭취를 제한하였다고 하여 필자는 처음에 섭취 불량으로 인한 철분 결핍성 빈혈로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내재된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위, 대장 내시경을 같이 권유하였고 시행 결과 환자는 대장암으로 인한 철결핍성 빈혈로 진단 받았는데 이미 폐까지 전이가 된 상태라 수술은 시행하지 못하고 현재 항암치료 중이다.

자세히 문진을 해 보니 2~3년 전에도 빈혈증세가 있어 임의로 약국에서 철분약을 수개월 동안 복용 후 증상 호전이 있었다고 하였는데 아마 이 당시부터 대장암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여겨진다.

위 연구 보고나 환자 예에서 보다시피 성인 남자, 폐경기 여성은 물론 생리양이 많지 않은 젊은 여성이 빈혈 증상이 있을시 임의적로 빈혈약을 복용하지 말고 즉각 병원에 내원하여 숨겨진 중병이 있는지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수이다.

단순한 빈혈 증상으로 병원에 왔는데 암환자로 진단되는 경우가 4명 중에 1명이 있다는 것은 정말 경각심을 가져야 되는 일이다.


[불교신문2992호/2014년3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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