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라면 지금 자신의 자리를

잘 살피고 점검합시다

 

사람답게 살아가고 있는지

남에게 베풀고 살고 있는지

부처님이 가르치신

불자로서의 삶의 기준점을

잘 살피는 사람이

바로 수행자의 모습이며

이 시대의 참된 부처님의 제자라

할 수 있습니다

새해가 온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따사로운 봄기운이 이젠 바람에 실려 우리 곁으로 옵니다. 언제까지나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차갑기만 하던 동장군의 매서움도 끝나고, 어느 덧 춘 3월이 되었습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활짝 꽃을 피운 매화향기에서 먼저 봄소식을 만납니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피어나는 매화는 우리 불가의 상징처럼 되어 불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습니다. 3월 초순이면 통도사 도량에 피어있는 홍매화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온 불자들과 사진작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하지요. 저 역시 작년에 통도사에서 활짝 핀 매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불가에서 봄소식을 듣는 것은 설레는 일입니다. 봄소식이 자연 현상 그대로의 모습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봄의 시작과 함께 불교의 큰 명절이 되는 출가절과 열반절, 부처님오신날이 이 있는 것은 그만큼 봄이란 계절이 불교사상에 중요한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봄은 생명을 의미하지요. 봄의 본성이 생명의 시작하는 기운이라, 불가에서는 진리세계를 표현하는 언어로 선객들의 선문답에 종종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겨울을 이기고 만나는 봄소식을 기다리는 것처럼, 수 십년 선객으로 있는 납자들 앞에 봄소식이 다가오지 않아 더욱 애를 태울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는 지금 간절히 봄소식을 기다립니다. 겨울을 지내고 맞이하는 이 순간, 봄소식만큼이나 내일의 희망과 행복을 꿈꿉니다. 매화가 겨울을 이기고 꽃을 피웠듯이, 우리 역시 고통과 고뇌를 이기고 희망과 행복을 설계하고 가꾸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우리가 지금 행복하면 어제와 지나간 과거 동안 오늘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살았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일의 희망과 행복을 위해 오늘 열심히 땀 흘리고 정진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흘린 땀방울이 내일 나와 내 가족, 이웃의 행복을 여는 작은 출발점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동쪽으로 기운 나무는 동쪽으로 기울어진다고 합니다.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선근의 공덕을 심고 가꾸면 우리에게 그 공덕이 돌아옵니다. 동쪽으로 기운 나무는 동쪽으로 넘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기만큼은 동쪽으로 넘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쪽으로 혹은 남쪽으로 넘어질 것이라 생각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있을까 생각이 들겠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이런 사람을 너무나 많이 만나는 것이 우리들의 슬픈 현실입니다.

남의 눈에 피눈물 내고 자신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 내 것이 아닌 줄 알면서도 남의 손에 가진 것을 내가 독차지해야 한다는 사람, 연못에서 돌 던지고 떠올라라 소리치며 기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의 이기심을 위해 남을 협박하는 사람, 이웃에게 이간하는 말하고 거짓된 말 전하고 즐거워하는 사람, 거친 행동으로 남을 협박하는 사람 등. 수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위가 못된 행위인 줄도 모르고 악업을 쌓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동쪽으로 기운 나무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고, 이 바로 선 나무가 좋은 인연으로 살기위해 다시 서쪽으로 남쪽으로 넘어지기 위해서는 남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불자라면 지금 자신의 자리를 잘 살피고 점검합시다. 사람답게 살아가고 있는지, 남에게 베풀고 살고 있는지, 부처님이 가르친 불자로서의 삶의 기준점을 잘 살피는 사람이 바로 수행자의 모습이며 이 시대의 참된 부처님의 제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신문2990호/2014년3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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