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성 지적하며 내용 삭제 촉구

종교자유정책연구원(대표 박광서)이 창조과학회의 주장을 인용한 교학사 2014년도 ‘생활과 윤리’ 교사용 지도서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삭제를 촉구했다.

종자연은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에서 교사용 지도서 내에 ‘창조과학회 등의 학회지에 동성애가 선천적이지 않다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성적 지향이 유전되거나 선천적이지 않는다는 연구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는 등의 기술이 위헌적이라고 강조하며 “종교적 믿음에 근거한 일부의 주장을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내용의 반대논거로 교사용 지도서에 인용했다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종자연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용 지도서는 그 내용이 교사를 통해 학생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교과서보다 더욱 클 수 있다”며 “교학사는 즉각 ‘생활과 윤리’ 교사용 지도서에서 창조과학회 주장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성명 전문. 

교학사는 이제 (역사왜곡도 모자라,) 특정종교의 교리를 강요하는가?
- 창조과학회의 주장은 신앙적 고백일 뿐, 과학적 주장과는 무관 -

교학사의 2014년도 검ㆍ인정교과서 중 '생활과 윤리' 교과서의 교사용 지도서에 위헌적이고 과학적 검증이 되지 않은 부적절한 내용이 실려 문제다.

교학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문제의 교사용 지도서 130쪽, 131쪽을 보면 '탐구하기 : 성적 소수자에 대한 나의 입장 밝히기'의 두 번째 질문에서 성적 지향에 대한 반대 논거로 '창조과학회 등의 학회지에 동성애가 선천적이지 않다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고 기술되었고 세 번째 질문에서는 '또한 창조 과학회 등의 학회지에서 성적 지향이 유전되거나 선천적이지 않는다는 연구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종교적 믿음에 근거한 일부의 주장을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내용의 반대논거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지침서인 교사용 지도서에 인용했다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다.

창조과학회는 기독교의 경전에 서술된 단어 하나하나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겠다’고 하며 우주의 나이가 6000년이라고 주장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단체이다. 작년에는 창조론을 교과서에 싣고자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들은 생물학교과서에 창조론을 싣는 것이 어렵게 되자,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는 학생의 인성계발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교과서의 서술내용은 학생의 가치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체화되기 때문이다. 교과서의 내용이 일반적이고, 합리적이며, 과학적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교사용 지도서의 중요성도 교과서 못지않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용 지도서는 그 내용이 교사를 통해 학생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교과서보다 더욱 클 수 있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20조를 통해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특정종교의 교리를 신봉하는 단체의 주장을 아무런 검토없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용 지도서에 싣는 것은 헌법을 위반한 것이다.

교학사는 이미 역사교과서의 왜곡된 집필로 알려진 바 있다. 당시 교학사 교과서는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일선 학교에서 거의 채택되지 않았으나 이제는 특정종교의 교리를 강요하고 있다. 교학사와 집필진은 더 이상 어린 학생들과 국민을 우롱하는 행동을 중지해야 할 것이며, 이러한 교과서를 검·인증하는 교과부는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의 교육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차제에 교학사와 집필진, 그리고 교과부는 창조과학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과하기 바란다. 교학사는 즉각 '생활과 윤리'교사용 지도서에서 창조과학회 주장을 삭제해야 한다.

2014. 3. 4.
종교자유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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