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말 못할 고민

 

복합적 원인 작용

신체적·정신적 연관

불분명할 때 많아 진단 어려워

 

몸과 마음 분리하지 않는

심신의학적 접근 효과적

치료에 확신 가져야

 

만성 골반통은 생리주기와 무관한 통증이 골반, 하복부, 허리 또는 엉덩이 부위에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한방여성의학과 외래에서는 만성 골반통으로 오랫동안 산부인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등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다 지칠 대로 지친 상태로 한방치료가 도움이 될까 해서 왔다는 분들을 자주 접하곤 한다.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린 환자들은 우울과 불안, 불면증 등 정신 심리적 문제를 흔히 동반하게 되며, 심한 경우는 가정 또는 직장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정도까지도 이른다.

여성의 만성 골반통은 자궁내막증, 골반유착, 골반 울혈 증후군, 자궁선근증, 골반염 등과 같은 부인과적 원인에 의해 주로 많이 생기지만 과민성 대장 증후군, 요도 증후군, 간질성 방광염, 근막통 증후군 등 비부인과적 원인, 그리고 스트레스와 우울, 성적 억압 등과 같은 정신 심리적 원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이상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고, 신체적 원인과 정신적 원인 등이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또한 원인이 불분명할 때도 많아 정확한 원인 진단이 어렵다. 치료의 경우도 명확한 지침이 없어 어떤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공하더라도 만족스런 치료 결과를 거두기 힘든 면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통증이라는 증상과 통증의 병리에 초점을 두고 치료에 접근하는 한의학의 증후학적인 접근법과 몸과 마음을 서로 분리해서 보지 않는 심신의학적 접근법이 보다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 만성 골반통은 주로 국소 어혈(瘀血)과 많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와 함께 울증(鬱證)과 냉증(冷症), 그리고 허약(虛弱)을 주된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장기간 누적된 긴장과 정서적 스트레스는 기(氣)와 혈(血)의 흐름을 정체시켜 여성의 골반에 어혈을 형성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며, 또한 오래 앉아 있는 작업 환경이나 차가운 외부환경과 체질적 요소에 의한 하복부의 냉증 역시 골반에 어혈을 잘 형성하게 한다. 통증의 만성화로 초래된 허약상태는 기혈 흐름을 더욱 정체시키고 통증에 더욱 민감하게 해 골반통을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

따라서 골반의 어혈을 제거하는 것이 한방 치료의 핵심이 되며, 이와 함께 정서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기혈을 보충하며, 골반과 전신을 따뜻하게 하는 치료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특히 침치료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통증 억제에 유효한 효과가 있음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어 있어 꾸준한 침치료와 뜸치료, 훈증요법 등 온열치료, 그리고 환자의 체질과 전신 상태를 고려한 개별화된 한약치료는 만성 골반통 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의 관심과 배려이다.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과 자녀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아내와 엄마의 통증을 인정해주고 이해해 줄 때 치료는 더욱 효과적이며, 덧붙여 환자 본인 스스로 치료에 대한 확신을 갖고 좀 더 시간적 여유를 두고 꾸준히 치료에 임할 때 만성 골반통은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신문2990호/2014년3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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