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Encyclopedia of Korean Buddhism

혜원스님·데이비드 A. 메이슨 지음 / 운주사

우리에게는 익숙하고 당연한 것이지만 한국불교는 이 땅을 조금만 벗어나도 크게 조명 받지 못하는 신세다. 미국에서 한국불교는 중국과 일본불교 사이에 끼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불교 연구자가 많지 않아 관련 영문서적도 드물다. 아직까지 한국불교라고 하면 해외에서는 중국불교의 아류쯤으로 여겨지는 형편이다.

오죽하면 총무원장 자승스님조차 “호주뿐 아니라 미국과 프랑스 방문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일본과 중국, 티베트, 베트남 불교는 알아도 한국불교는 대부분 알지 못했다”고 토로할 정도였을까. 종단 차원에서 지난해 ‘한국전통사상총서’ 불교분야 13권의 영어 번역을 마치는 불사를 하고, 종단협도 매년 한국불교와 관련한 영문 번역서를 내고 있는 등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지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즈음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외국인을 위한 한국불교 안내서가 출간됐기 때문이다. 제목에서처럼 ‘한국불교 백과사전’은 한국불교의 다양한 전통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의 한국불교 영문번역서가 전문서적이나 간단한 역사 소개에 국한돼 한계를 지녔다면, 이 책은 일반 외국인들의 눈높이에 맞게 한국불교와 문화를 서술한 대중서로서의 가치가 있다.

한국불교 전반 항목을

외국인 눈높이에 맞춰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이 책은 한국불교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모두 570여 개의 키워드와 180여 컷을 사진 자료를 통해 한국의 불교문화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불교의 역사와 시대별 특징, 한국불교에 영향을 끼친 인물, 주요 사찰, 수행과 사찰에서의 일상생활, 의례와 의식, 불교음악과 무용, 건축·회화·조각 등 불교예술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1600년 역사를 책 한 권에 담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나름 원칙을 정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한국불교와 관련해 비교적 자주 접할 수 있는 내용을 주로 뽑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표제어의 다양성이다. 고유명사를 그대로 영문 표기하고, 한글과 한자를 병기했으며, 그 아래 영어식 표현을 덧붙였다. 다보탑의 경우, ‘Dabo-tap 다보탑 多寶塔 Myriad Jewels Pagoda ; Treasures Pagoda’라고 해놓았다.

번잡스럽게 보일지 모르지만 한자를 병기한 것은 중국인이나 일본인과의 소통을 위한 배려다. 부록으로 탑, 부도, 불상, 범종, 전각 등의 도면을 실어 이해를 돕고 있으며, 색인(index)에 영어 로마나이즈(romanized), 한자, 한글 등을 둬 사전 활용의 편리함을 도모했다.

공동 저술한 혜원스님은 동국대 불교대학 교수로, 지난 2009년 <한국불교문화사전> 한글판의 편찬위원장을 맡은 인연으로 이번 영문판 편찬에 참가했다.

데이비드 메이슨 교수는 현재 남서울대학교에 재직하고 있으며, 산림청으로부터 백두대간 홍보대사에 위촉되는 등 한국의 전통문화와 관련한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한국의 산과 산신령에 관한 홈페이지(www.san-shin.org)도 운영 중이다.

[불교신문 2983호/2014년2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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