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장 현응스님 신년기자회견서 밝혀

교육원장 현응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는 11월4일 6대 조계종 교육원장으로서 임기를 마무리하는 현응스님이 오늘(1월2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중앙종회 분과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기는 끝나지만 교육원 업무는 연속성을 갖고 진행될 것”이라며 “시대에 맞는 승가상 구현을 위해 교육 내용과 체계를 갖추는 방향으로 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현응스님은 “지난 4년간 지속된 교육원 사업의 방향은 한국불교 가치와 정신, 이념을 이 시대에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고 그것이 귀결점이었다”며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스님과 승단의 모습과 역할을 내용에 집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년은 길지만 2600년 불교역사에서는 짧은 순간이다”며 “그래도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심화돼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한 스님은 “불교가 현대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불교의 가치관이 본래 의미대로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원은 지난 4년간 추진해온 행자교육-기본교육-연수교육-전문.특수교육 등 교육제도를 정착하는데 이어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출가자 확대를 위한 종책들이다. 교육원은 그간 관행적으로 진행되던 행자등록과 사미(니)계 수계 이전의 행자교육을 매뉴얼화 했다. 행자등록, 삭발부터 월차별교육, 입문교육 등을 제도화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청소년 출가 단기출가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청소년 출가자나 단기출가자의 경우 행자교육과정이 면제되는 등 출가경로가 다양해졌다. 교육원은 오는 3월 중앙종회 임시회서 출가특별법 관련 사업을 이관 받아 교육프로그램 제정 및 의제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교육원이 해외특별교구나 종단에 등록된 국외사찰서 행자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외국인이나 교포의 출가가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심출가한 행자들의 퇴사를 막기 위한 자구책도 마련했다. 행자상담을 강화한 것이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약 320명이 행자등록을 했지만 이중 120명 가량이 중도 포기했다. 이른 새벽부터 일과를 시작하는 행자생활에 대한 부적응과 사찰 구성원과의 갈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교육원은 지난해 출가상담사 4명을 위촉해 입문교육기간에 행자들에 대한 상담을 진행해온 것을 확대해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한 행자를 대상으로 교구별 순회상담을 추진한다. 현장갈등 요인을 분석해 퇴사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2년부터 여름방학마다 운영해온 청년출가학교는 올해부터 신청하는 사찰 및 단체에 위탁해 운영한다. 기본 프로그램은 교육원에서 마련하되 운영을 사찰이나 단체에 일임한다.

6대 교육원의 성과 중 하나가 바로 기본교육기관에 표준교과과정 도입이다. 올해 법주사승가대학이 표준교과과정을 시행하면서 전국의 모든 사찰승가대학이 표준교과과정대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7개 분야 36개 과목을 설정해 교육이 진행된다.

이날 신년기자간담회에서는 2014년 교육원 주요 역점사업이 공개됐다.

기본교육기관에서 염불을 배우는 ‘상용의례’가 정규과목으로 채택되면서 한글염불교육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다양하다. 올해 처음으로 ‘학인염불시연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불교상용의례 ⅠⅡ’ 강의평가를 2015년 4급 승가고시에 반영하도록 해 수행풍토 다변화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조계종 소속 외국인 스님들과 일정한 요건을 갖춘 종단 스님들을 위한 ‘국제승가대학’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전체 승가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스님은 40 여명으로 이들에 대한 교육을 별도로 하겠다는 것이다. 교육국장 가섭스님은 “한국불교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 스님들이 외국에서 포교하는 것보다 외국인 스님들이 한국에서 공부한 뒤 모국으로 돌아가 포교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사운영과 강사 수급 등의 문제가 있어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족계를 받은 스님들의 재교육 차원에서 진행되는 연수교육은 올해 처음 법계별 교육이 도입돼 스님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법계별로 12회 강좌가 개설되며, 내년부터 1~3급 승가고시에 응시하는 스님들은 법계별 연수를 이수해야만 해 법계강좌에 대한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교육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종단은 동국대 불교학술원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불교융합학과 및 한문불전아카데미 과정에 재학 중인 스님들의 수업료를 전액 지원하는 것 외에도 연구지원비를 분기별로 지원한다. 올해 4500만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승가고시도 달라진다. 10월 중순경이 실시되는 2급 승가고시에서는 논술과 병행해 ‘설법’분야가 추가된다. 내년 처음으로 시행되는 1급 승가고시에서도 설법이 시행될 전망이다. 출가한지 20~25년이 넘는 스님들은 종단과 사회 지도자로서 대중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설법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수좌 스님들은 선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교학을 연찬하는 스님들은 본인의 연구 분야 등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를 택해 설법을 하면 된다. 가섭스님은 “심사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서 진행할 계획”이라며 “봄까지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오는 3월 치러지는 4급 승가고시에는 기본교육기간 내신성적과 같은 일상수행평가가 점수에 반영된다. 또 법계별 연수교육 프로그램 내용이 고시문제에 반영된다.

교육원 내 불학연구소에서는 승가교육교재와 자료집을 제작한다. ‘청소년출가 및 단기출가용’ 교재를 제작하는 것 외에도 역대 승가고시 기출문제 자료집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월 <불교영어 중급 1, 2>와 음원을 함께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교육원 통계자료집도 2월에 발간하며 올해 연말에는 <불교교학자 인물정보>를 모아 책으로 만든다. 스님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동영상 강의자료도 추가로 제작할 예정이다.

 [불교신문2981호/2014년1월29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