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0일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던 날입니다. 인권운동가 만델라가 27년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대통령이 된 1994년은 개혁종단이 출범한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해입니다. 1948년 12월10일은 국제연합에서 세계인권선언을 선포한 해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델라는 기억하지만 프레데리크 데클레르크(Frederik Willem de Klerk) 전 남아공대통령은 알지 못합니다. 데클레르크는 1989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인종차별정책을 완화하고 흑인의 참종권을 부여함으로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크게 신장시켰고 결국에는 흑인최초의 대통령 당선에 이바지 했습니다. 데클레르크 대통령이 정쟁과 정파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큰 용기를 낸 것에 대해서 우리사회 지도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델라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인종 차별주의자들을 탄압하지 않고 용서함으로서 화해를 이루었습니다. 만델라는 용서하되 진실은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직 진실 위에서만 용서가 있다고 생각하고 ‘진실화해위원회’를 구성하여 수 십 년간의 반인간적인 인종분리정책의 잘못과 진실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용서했습니다. 용서를 통해서 인종 간의 억압과 차별 그리고 수많은 갈등은 화해할 수 있었습니다.

만델라와 데클레르크는 용기와 용서는 남아공에서의 화쟁(和諍) 정신의 구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용기와 용서는 인류사회에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만델라와 데클레르크의 화쟁 정신과 용기에 대해서 우리사회 구성원과 정치인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최근 철도민영화 논란, 국정원 선거개입, 북방한계선(NLL) 등 정치ㆍ사회적 쟁점에 대해서 우리는 무엇이 진실이고 정의인지 밝히기도 전에 기본적인 대화와 소통마저 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로 인해서 본말이 전도되고 주객이 전도되는 갈등과 정쟁의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갈등의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 말하지만 갈등은 비용을 넘어서 큰 고통과 아픔을 주고 있습니다. 뭇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위한 승가와 불자들의 역할과 우리 사회의 화쟁에 대해서 인류의 지도자 넬슨 만델라의 영결식 날에 생각해 봅니다.

[불교신문2971호/2013년12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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