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불교의식과 음악

윤소희 / 민속원용운스님과 영남범패윤소희 / 민속원

종교에서 의식은 중요한 요소이다. 불교 역시 마찬가지. 예로부터 불교가 전파되는 과정에 의식을 뺄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윤소희 부산대 강사가 펴낸 <동아시아 불교의식과 음악> <용운스님과 영남범패>는 ‘불교와 의식’의 관계를 세밀하게 살핀 책들이다.

저자는 <동아시아 불교의식과 음악>을 △인도ㆍ미얀마ㆍ실크로드 △한ㆍ중 불교음악 △티베트 불교의식과 악기무 △한국 불교음악의 전통과 미래 등 총4부로 나눠 면밀하게 조명했다. 저자는 한국 불교의례와 음악에 대해 “중국의 영향이 크지만 중국 이전에 중앙아시아로부터 유입된 불교문화도 상당수”라면서 “불교음악의 전개에서 서역 경로에 대해서 중시하는 것은 한국 불교음악이 무용을 비롯해 악기 등 한족 불교음악에서 다 설명하지 못하는 점을 밝히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한국 불교음악도 여느 지역 못지 않게 풍부한 레퍼토리를 형성해 왔다”면서 “하지만 조선시대 억불정책과 근대의 일본 식민 지배, 근세기의 사찰분규를 거치면서 전통 불교문화의 탄압과 왜곡을 겪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이후 전쟁과 서구문화에 휩쓸리며 불교의례와 음악의 전승이 고갈됐다”면서 “불교 의례 악가무가 민간의 문화재 정책에 의해 보호받는 상황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동아시아 불교의식과 음악>의 기초가 된 논문을 집필하기 위해 대만, 중국, 티베트, 인도,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등을 직접 방문해 현지 조사하는 성의를 보였다.

<동아시아 불교의식과 음악>이 거시적(巨視的) 관점에서 저술된 책이라면, <용운스님과 영남범패>는 미시적(微視的) 시각에서 편술된 서적이다. 이 책은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에서 발간하는 ‘민족문화 학술총서’ 63권으로 발간됐다. 용운스님(1895~1973)은 범어사 대산(大山)스님 상좌로 1972년 10월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됐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원적에 들었다. 해방후 ‘보성(寶聲)’이라 불릴 만큼 어장(魚丈)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스님의 음성이 담긴 희귀음반 <영남범패>는 2007년 11월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음반자료 시리즈 41’로 세상에 나왔다. 이번에 나온 책에는 용운스님의 행적과 업적은 물론 <영남범패>에 대한 ‘가치 있는 조사와 분석’이 담겨 있다. 용운스님과 인연이 있는 만산ㆍ한파ㆍ도진ㆍ계진 스님들과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 등 전문가들의 생생한 증언이 수록됐다. 또한 <영남범패> 악보를 게재하는 성의도 보였다.

저자 윤소희 강사는 “영남 전역을 다니며 범패 전승에 관해 조사하며 만나는 스님들마다 용운스님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서 “용운스님의 범성으로 인해 범패의 미(美)적 근거와 가치에 대해서도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었으니 여간 큰 수확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윤강사는 “이제 범패들이 희귀음반에 갇혀 있을 것이 아니라 수륙재와 영산재와 같은 의례 속에서 다시 살아나 새로운 불교문화의 꽃을 피우면 좋겠다”는 기대를 전했다.

부산대 국악학과를 졸업하고 부산대 한국음악학 석사와 한양대 음악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은 윤소희 강사는 <영남범패의 소리길과 성음> 등 논문과 <한중 불교음악연구> 등의 저서를 다수 냈다.

[불교신문2968호/2013년12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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