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미타, 제4회 한·중청소년국제교류 현장

8월12일 중국 자오난시 제5중학교에서 한중 청소년들이 귀요미송에 맞춰 율동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회장 정여스님)와 중국국제청년교류중심(주임 쑨쭌뽀· 孫俊波)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4박5일동안 중국 산둥성(山東省)에 위치한 칭다오시(靑島市)와 자오난시(膠南市), 르자오시(日照市) 등지에서 제4회 한·중청소년국제교류를 진행했다.

파라미타 청소년과 지도교사 69명이 참가한 이번 교류행사는 자오난시 제5·6중학교 청소년과의 교류활동과 중국 가정 방문 등을 통해 중국 청소년들과 친선우호관계를 다졌다. 또한 조선족학교인 ‘청도정양학교’ 수업 참관, 이순규 청도정양학교 이사장의 ‘세계속의 재외동포’강의 등을 통해 민족과 언어와 문화의 소중함도 깨우쳤다.

이와함께 칭다오 잔산사(湛山寺) 참배를 비롯해 5·4광장과 삐보(碧波)차농원 방문 및 중국다도 체험, NESI(창성신에너지그룹), 해군박물관, 제1해수욕장, 루쉰(魯迅)공원 관람, 신하오산(信號山)산행 등을 통해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엿봤다.

공연 운동 가정방문 통해
죽마고우처럼 금방 친해져

조선족학교 ‘정양학교’ 방문해
우리말 문화 소중함도 깨우쳐

8월12일 한중 청소년 합동공연에서 창원 봉림고 학생들이 중국 노래인 첨밀밀 노래를 불렀다.
지난 12일 오전 중국 자오난시 제5중학교 강당을 찾은 파라미타 한·중청소년국제교류 행사 참가 청소년들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긴장감, 어색함이 감돌았다. “니 하오(您好)”라며 인사하며 강당에 들어서는 한국 청소년과 지도자들을 위해 자오난시 제5중학교(한국의 고등학교 과정)와 제6중학교(한국의 중학교 과정)의 학생과 교직원들은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라며 황해를 건너 온 한국 청소년과 지도자들을 반겼다.

리옌샹(李衍向) 자오난시 제5중학교 교장은 환영사에서 “제5중학교는 한국의 고등학교 과정으로 54개학급에 260여 명의 교직원과 2500여 명의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는 학교”라고 소개한 뒤 “이번 교류활동을 통해 우정을 돈독히 다지고 좋은 추억도 쌓음으로써 양국간의 우호증진을 위한 힘찬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파라미타 한·중청소년국제교류단장 상인스님은 인사말에서 “방학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반갑게 저희를 맞아 준 제5중학교와 6중학교의 교직원과 청소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면서 “이번 자리를 계기로 양국의 문화를 더 많이 이해하고 알아갈 뿐만 아니라 평화와 협력의 미래 양국관계를 약속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기원한다”고 양국 청소년들을 격려했다.

간단한 기념식에 이어 한국과 중국의 청소년들은 1대1로 짝을 이뤘다. 상대 나라에 대한 언어 구사 수준이 낮은 양국의 청소년들은 세계 공통어인 영어에다가 손짓, 발짓, 스마트폰, 전자사전까지 동원해 가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얼마되지 않아 점심공양시간이 되자 인근 호텔로 자리를 옮겼지만 어색함 때문에 각자 자국의 청소년들끼리 점심공양을 이어갔다. 양국 청소년간의 간극을 없애기 시작한 것은 양국 청소년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와 연주, 춤 실력을 뽐내는 합동공연시간이 시작되면서다.

합동공연 사회자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며 장기자랑의 막이 올랐다. 중국 전통 현악기인 구정(古箏) 연주에 이어 엄지희(익산 전북제일고 2학년)양 등 한국 청소년은 우리 전통 관악기인 단소로 아리랑을 연주하며 화답했다. 이후 한국과 중국의 청소년들은 강남스타일에 맞춘 댄스공연,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중국노래 첨밀밀 합창을 비롯해 오카리나, 색소폰, 해금 등 악기 연주와 노래, 댄스 공연 등을 통해 서먹함을 걷어 냈다. 김기연(창원 봉림고 2학년)양은 “연습했던 반주곡(MR)과 다른 버전의 곡이 나온 데다가 무대장치도 말썽을 피웠지만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공연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8월12일 자오난시 제5중학교 운동장에서 한중 청소년들이 축구를 통해 우정을 쌓았다.
1시간여 동안 합동공연을 통해 심적 거리를 좁힌 청소년들은 운동장에서 축구와 농구, 피구 등을 통해 함께 땀을 흘리며 오랜 친구처럼 가까워졌다. 특히 축구경기는 잔디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바닥도 고르지 않은 등 들판같은 운동장에서 진행된데다가 폭염속에 비 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딲으면서도 운동장을 신나게 누비며 공을 찼다.

이날 오후4시가 넘어서자, 파라미타 청소년들이 가장 기다리던 중국 가정방문(홈 라이프)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중국 청소년 부모의 차를 타고 제5중학교를 빠져 나간 청소년들은 이날 오후8시까지 시내를 함께 관광하거나 중국학생의 가정에 방문해 저녁공양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파라미타 학생들은 중국 학생들과 가족들이 친절하게 대해 줬을 뿐만 아니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해줘 너무 고맙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K-POP과 한국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문화에 익숙한 중국 청소년들과 한국 청소년들은 시간이 점점 흘러갈수록 죽마고우처럼 허물이 없어졌다. 천지원(진주 명석중학교 2학년)양은 “영어로 그럭저럭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면서 “중국 친구의 집을 방문해 아이돌 EXO의 CD를 선물한 뒤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며 잊을 수 없는 시간을 가졌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자오난시 제6중학교 학생인 쉬리화(徐丽華, 15세)양은 “중국과 한국의 문화가 많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됐을 뿐만 아니라 한류스타 등을 통해 동질적인 부분 또한 많다는 걸 깨닫게 됐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방문해 친구와 다시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짧은 만남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캠프 4째인 지난 14일, 조선족학교인 청도정양학교를 방문한 파라미타 청소년들은 이순규 청도정양학교 이사장의 ‘세계속의 재외동포’라는 주제의 특강을 듣고 다음날에는 수업을 참관하며 우리 민족과 문화, 언어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김가연(창원 봉림고 1학년)양은 “그동안 조선족이나 고려인 등 재외동포에 대해 제대로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특강을 듣고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한글을 배우는 걸 보면서 매일 접해서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고 지냈던 민족과 언어, 문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8월14일 중국 내 최대 태양광 발전용 판넬 제조인 NESI(창성신에너지그룹)을 참관했다. 
이와함께 파라미타 청소년들은 칭다오 잔산사(湛山寺)를 순례하며 대웅보전에서 중국 스님과 신도들과 함께 아미타불 정근을 가지며 신심을 다졌다. 또한 중국 내 최대 태양광 발전용 판넬 제조인 NESI(창성신에너지그룹)을 참관하고 5·4광장, 삐보(碧波)차농원, 해군박물관, 제1해수욕장, 루쉰(魯迅)공원 관람, 신하오산(信號山)산행 등을 통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몸으로 익히고 배워 나갔다. 

 


 

■ “희망찬 미래 위한 밑거름 됐길”
한·중청소년국제교류단장 상인스님 인터뷰

“이번 캠프가 한중 양국 청소년들의 우호증진은 물론 희망찬 미래를 함께 서원하고 이끌어가는 작은 밑거름이 됐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만남을 통해 미래를 이끌어나갈 양국 청소년들의 우호증진이 더욱 더 확대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지원할 것입니다.” 제4회 한중청소년국제교류단장 소임을 맡은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이사 상인스님은 이번 캠프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2008년 협약을 통해 한중 청소년 국제교류캠프의 물꼬를 텄던 상인스님은 세계화가 더욱 더 가속화될 것인 만큼 양국 청소년들이 앞으로 더욱 더 좋은 인연관계를 이어가길 희망했다. “이번 캠프에서 정을 쌓았던 친구를 향후 업무를 하다가 만날 수도 있고 이번 캠프의 경험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업무적으로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지만 청소년인 만큼 금방 친해져 죽마고우마냥 친해져 기쁩니다.”

상인스님은 이어 청소년 해외교류사업에 대한 종단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베이징 등지로 교류지역을 확대하고 나무심기 등 프로그램도 다양화하는 등 우호증진의 장을 더욱 더 증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단적인 지원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해외교류사업이 전개돼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역사와 문화 등 경쟁력을 가진 브랜드를 갖고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곳곳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한국불교는 물론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우리말과 문화 소중함 잊어선 안 돼”
이순규 청도정양학교 이사장 특강서 강조

8월14일 청도정양학교 강당에서 이순규 청도정양학교 이사장이 '세계속의 재외동포'라는 특강을 통해 우리말과 문화, 풍습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내 소수민족 가운데 여진족과 만주족, 회족 등은 자기 민족 언어와 문화가 사라지면서 한족에 동화됐지요. 하지만 조선족은 강한 의지를 통해 오늘까지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유지한 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과 늘 함께 있는 우리말과 문화의 소중함을 절대로 잊어선 안됩니다.” 지난 14일 이순규 청도정양학교 이사장은 ‘세계속의 재외동포’특강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청도정양학교는 랴오닝(遼寧)·지린(吉林)·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3성(省)을 제외한 중국 내 유일한 조선족학교(민족학교)로 현재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과정에 600여 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며 고등학교 개설도 추진중이다.

특히 경제발전에 따라 조선족도 동북3성을 떠나 칭다오 등 도시로 떠나면서 동북3성 내 조선족 소학교 수와 학생수 급속히 줄어들 뿐만 아니라 급속히 동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조선족학교인 텐진 샛별학교와 베이징 장백학교가 10년 내외로 운영되다가 폐교되는 등 갈수록 조선족 자체 교육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1991년 1304개 학교, 27만580명의 학생이던 동북3성 내 조선족 소학교(초등학교)가 2011년 현재 45개 학교, 2만5500명으로 급속히 줄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동북3성을 제외하고는 지난 2000년에 개교한 정양학교가 유일한 조선족학교가 됐지요. 20, 30년 후에는 완전히 동화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속에서 최선을 다해 학교를 발전시키고 후학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청소년들도 전세계 728만명의 재외동포와 더불어 우리말과 문화에 따뜻한 애정을 갖고 살아가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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