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불사연 ‘광해군과 인조시대 재인식’ 세미나서 제기

청허계와 부휴계 선사상 활기

이철헌 교수
“청허휴정 선사상
한국불교 사상 계승 발전”

고영섭 교수
“부휴계, 청허계 법통설 수용
지눌나옹설과
연류가능성 지니는
이중적 구조 보여”

“청허휴정의 선사상은 원효의 교학회통, 의천의 교관일치, 지눌의 선교일치, 혜근의 선교정토겸수, 기화의 유불도 회통으로 정리되어 지엄과 영관으로 이어져온 한국불교의 사상을 계승 발전했다.” 지난 1일 동국대 한국불교사연구소(소장 고영섭)가 남양주 봉인사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철헌 동국대 경주캠퍼스 겸임교수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철헌 겸임교수는 이날 ‘청허계의 선사상과 법통인식’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청허의 사상은 문도들에 의해 계승되어 조선후기의 불교 승려들은 선을 수학하면서도 경전을 공부하고 염불수행을 하는 삼문(참선문, 간경문, 염불문) 수업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철헌 겸임교수는 “임제정맥을 확립하기 위해 서천 108조인 지공의 선과 임제종 평산의 인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국내 전통에 따라 정토신앙을 백성들에게 전파했던 나옹혜근 보다는, 석옥으로부터 임제선을 이어온 태고보우쪽이 순수한 임제선의 정맥이라고 보았다”고 분석했다. 이철헌 겸임교수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사자상승의 법통설은 스승으로부터 제자가 인가를 받는 선법의 특성상 필요하지만 속세의 장자상속처럼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철헌 겸임교수에 이어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부휴 선수계의 선사상과 법통인식’이란 주제의 발표에서 “광해군과 인조가 재위한 조선 중후기는 국가뿐 아니라 한국불교사에서도 격변기였다”고 강조했다. 고영섭 교수는 “광해군 대에 활동했던 부휴 선수계의 선사상은 선과 교를 겸하여 닦는 선교겸수의 전통과 교학의 정점으로서의 화엄학을 중시하는 가풍으로 자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가풍은 보조 지눌과 나옹 혜근으로 이어지는 선교겸수의 전통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영섭 교수는 “부휴계의 법통인식은 청허계 편양 언기 등의 임제ㆍ태고법통설을 수용하면서도 허균의 영명ㆍ지눌ㆍ나옹법통설과의 연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이것은 선사상에서는 보조선을 계승하면서도 법통설에서는 임제태고 법통설을 이어가려는 이중적 구조의 모습으로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철헌 겸임교수의 발표에 대해서는 최동순 동국대 불교학술원 연구교수와 최화정 한국불교사연구소 연구원이 논평을 했다. 고영섭 교수의 발표에 대해선 변희욱 서울대 철학과 외래교수와 정성우 한국선리연구원 상임연구원이 논평을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는 광해군과 인조시대의 역사적 상황과 불교계 현실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철헌 겸임교수와 고영섭교수의 발표 외에도 이기운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의 사회로 △광해군의 대내 정책(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발표, 장지연 대전대 교수.이성운 동국대 외래교수 논평) △인조의 대내외 정책(오항녕 전주대 교수 발표, 허태구 서울대 규장각 연구교수ㆍ계미향 한국불교사연구소 연구원 논평)에 대한 발표와 논평이 이어졌다.

고영섭 동국대 한국불교사연구소장은 “동아시아 질서 속에서 조선이 취해야 할 대내외 정책의 방향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한 광해군과 인조는 오늘 우리가 취해야 할 시선이 무엇인가를 시사해 준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2937호/2013년8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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