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상처 치유하고 남북화해에 이바지하는 불자 되자”

광복 68주년을 맞아 서울과 평양에서 8ㆍ15남북동시법회가 봉행됐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스님)는 오늘 오후2시 서울 봉은사 법왕루에서 북측 조선불교도련맹 중앙위원회(위원장 강수린)와 ‘조국통일기원 8ㆍ15 남북불교도 동시법회’를 개최했다.

법회는 평양 광법사에서도 동시에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서 남과 북의 불자들은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앞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제7차 남북회담이 극적으로 타결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민추본 본부장 지홍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강제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던 것처럼 남북화해에 이바지하는 불자가 되자”고 강조했다. 지홍스님은 “자비와 허용, 상생의 마음으로 남남갈등과 빈부갈등, 종교간 갈등부터 풀어내자”며 “민족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이 땅에 통일정토를 구현하는데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님은 “우리 민족은 같은 형제 끼리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고 전쟁과 불신으로 민족의 동질성이 훼손된 채 오늘날 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어제 조그만 희망이 보이긴 했지만 하루 속히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역설했다.

지홍스님은 이날 가속화되는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스님은 “일본은 일제강점기의 조국과 민족의 피해 보상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사죄도 하고 있지 않다”며 “독도에 대한 도발 행위는 수위를 넘어서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앞서 봉은사 주지 진화스님은 환영사에서 “7차 남북회담이 다행히 원만하게 타결돼 남북교류에 급물살 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역사의 현장에서 늘 함께 해온 불교가 이번에도 남북관계 개선에 선도적으로 나서자”고 당부했다.

이날 법회에서 참가자 일동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은 참가 사부대중을 대표해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사회부장 법광스님이 낭독했다. 법광스님은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전격 합의한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며 “다시는 전쟁 위기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민간교류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상생과 원칙을 바탕으로 한 전면적인 대화에 나서 남북 화해와 협력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사회 각계각층의 축사도 이어졌다. 박지원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장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불교계에 존경을 표한다”며 “남북관계 개선의 첫걸음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져 남북이 평화롭게 살다가 통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개성공단을 창조경제의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보다 큰 규모로 발전시키자”고 주장했다. 북측에도 “박왕자 씨 피격사건에 대해 민간차원에서 사과를 할 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우리 정부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나라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불교가 나서서 극복해온 것처럼 통일 문제에 다시 한 번 불교계가 적극 나서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이 남북공동발원문을 낭독했다. 이 회장은 “남과 북이 둘이아닌 하나가 되기 위해 남북선언 이행을 위한 실천행에 용맹정진할 것”을 다짐했다.

민추본 집행위원장 종훈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법회는 통일기원 타종, 삼귀의례, 찬불가, 반야심경, 헌화, 대한불교원효종 총무원장 향운스님의 축원, 봉은사 어머니 합창단의 축가, 사홍서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법회에는 교육원 교육부장 법인스님, 중앙종회의원 제정스님, 구미 도리사 주지 묘장스님을 비롯해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장, 임수경 민주당 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