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녀 할머니 ‘별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사진〉가 지난 11일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경기 광주시 퇴촌면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집은 이 할머니가 11일 노환으로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에서 운명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1926년 여주에서 태어나 16세 때 위안부로 끌려갔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일본에서 돈을 벌게 해 주겠다는 말에 따라나섰지만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한 달을 걸려 도착한 곳은 미얀마 양곤이었다. 할머니는 이곳에서 일본군 성노예로 고초를 겪다가 해방 이듬해인 1946년 귀국했다.

특히 1995년부터 나눔의집에서 생활하며 일본군의 비인도적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앞장섰다. 2000년 12월 일본 도쿄 구단회관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전범 국제법정에 참석해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은 국제법상 전쟁 범죄 반인도 범죄였다고 증언했다.

또 1992년 10월 서교동에서 시작한 나눔의집이 혜화동 명륜동을 거쳐 1995년 광주 원당리에 이주했을 때 신축 공사 현장에서 천막생활을 하면서 건축 일을 돕기도 했다. 이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4명중 생존자는 57명으로 줄었다.

[불교신문2937호/2013년8월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