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불교시국회의 발족

국가정보원의 대통령 선거개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불교계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불교시국회의를 발족했다. 대한불교청년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13개 단체들은 오늘(8월8일) 오후2시 서울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불교시국회의’ 발족을 선언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 퇴휴스님은 여는 말을 통해 “유신시대나 제5공화국 시대 때 시국회의나 시국법회를 무수하게 경험했다”며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일궈낸 민주주의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있어 착찹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정원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참회하고 재발방지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국민 앞에 처분을 바라고 용서를 빌었다면 명예를 되찾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엉뚱하게 국기를 문란 시키고 정치 중심에 서서 국민들을 불안케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강도높에 비판했다.

또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정치에 뛰어들어 본인들이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대한민국의 근본을 흔들고 어렵게 일궈낸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퇴휴스님은 최근 이뤄진 청와대 인사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스님은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지만 대다수 인사가 3공화국 시대부터 유신헌법 초안을 잡았던 분까지 포함돼 미래를 향한 정권이 아니라 과거 향수를 되살리고자 하는 정권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우리들의 작은 몸짓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는 마음으로 이 모임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준호 대불청 회장이 국정원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문을 대표로 낭독했다.

전 회장은 시국선언문에서 “불자는 ‘우리가 지어서 우리가 받는’ 인과법을 믿기 때문에, 법이 아닌 것을 바로 잡고 올바른 법(正法)으로 나아가게 하는 책무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과 공작정치, 경찰의 선거개입 이를 덮기 위해 이뤄진 국가기밀 문서 공개와 북방한계선 논란 등은 민주주의와 국가를 뿌리에서부터 뒤흔드는 비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불교시국회의는 정부의 공개참회, 국정원 및 경찰의 전면개혁 방안 제시,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과거 관권부정선거를 주도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 철회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민주당 천막당사를 방문해 의원들을 격려하고 기자회견문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추미애, 박병석, 오영식, 노영민, 임수경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추미애 의원은 “국정원 댓글이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느냐는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며 “이번 사안은 국가정보기관과 경찰이라는 양대 기관을 특정정치세력을 위해 불법적으로 이용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부처님 법을 공부하는 스님들까지 이번 사태에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스님들께서 방문해 주셔서 힘이 난다. 잘못된 정치를 반드시 바로잡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불교시국회의에는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불교환경연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전북불교시민연대, 종교와 젠더연구소, 정의평화불교연대, 사단법인 좋은벗, 참여불교재가연대,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 13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