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후보추대위 본격가동, 추대원칙 제시

“문호 넓게 개방, 검증 엄격하게

모든 종책모임 참가 화합 이뤄

불교전통과 민주주의 장점 살려”

34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후보추대위원회(이하 후보추대위원회)가 오는 10월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만장일치로 후보를 추대해 그간 문제됐던 선거폐단을 없애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추대위원회는 지난 5일 서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3층 보현실에서 첫 회의를 갖고, 오는 26일까지 후보자 추천을 받은 뒤 검증과정을 거쳐 9월초까지 만장일치로 후보를 단일화해 34대 총무원장으로 추대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후보추대위원회는 금권선거와 비방 폭로 등이 문제가 됐던 구태한 선거문화를 혁신하고, 수행공동체로서 종도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을 수 있는 총무원장 선거가 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활동한다. 특정 인물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는 대신, 종단의 행정을 책임지는 총무원장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 있다. △종단화합 △원력 △리더십 △수행 및 교육, 포교 △공심과 쇄신 의지 등을 기준에 두고 총무원장 후보자를 선별하겠다는 의미다.

추천받은 후보자에 대해서는 까다롭게 검증한다. 원융화합 종단을 이뤄내고, 미래지향적인 종단운영을 이뤄낼 수 있는 지, 독선적 종권운영을 탈피하고 개방적인 리더십을 갖췄는지, 수행풍토 확립과 도덕성과 청정성을 가졌는지, 종단 자성 및 쇄신결사를 계승 발전시키고, 공심에 입각해서 종단을 이끌어갈 수 있는지 여부 외에도 제기된 의혹까지 꼼꼼히 살핀다. 이를 위해 후보추대위원회는 오는 12일 9인 이하의 검증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후보자 추천권을 후보추대위원회 이외의 스님에게도 확대했다. 추대위원회 위원이 후보자를 추천할 경우 추대위원 3~5인 정도 동의를 얻는 것 외에도 복수의 후보를 추천할 수 없도록 해 후보자 난립을 막았다. 추대위원회 외에 스님들에게도 후보자추천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법계 대덕 이상인 스님 30인 이상 서명날인을 하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불교광장 대변인 덕문스님은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에서 2박3일 합숙을 하더라도 후보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덕문스님은 “총무원장 후보단일화가 종단사에 없었던 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선거폐단을 없애겠다는 데 많은 스님들이 공의를 모으고 후보추대위원회를 결성했기 때문에 만장일치라는 원칙을 갖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득권층의 나눠먹기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후보추대위원회는 20개의 교구본사 주지 스님과 화엄회 무량회 무소속 종회의원 스님들이 중심이 된 종책모임 불교광장과 무차회, 보림회, 전국비구니회, 선원, 강원, 율원 대표 등 56명으로 구성됐다. 24개 교구본사 중 20개 교구본사와 중앙종회 내 모든 종책모임이 참여하고 있어 사실상 선거인단 321명의 대리전과 다름 아니다. 이런 우려와 관련, 대변인 장명스님은 “선거가 끝난 이후에 일체의 종무직을 비롯해 어떤 기득권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심의 자세로 종책과 인물로서 차기 총무원장 후보를 추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신문2929호/2013년7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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