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논란끝 국외 반출 ‘불허’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문화재 해외전시에 대한

인식전환 계기 될 전망

국립중앙박물관이 추진하던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뉴욕 전시가 무산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7월30일 “국립중앙박물관이 국외 반출 허가를 신청한 문화재 21건 26점 가운데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등 3건 3점을 뉴욕 전시에서 제외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국 문화재의 지존(至尊)’으로 손꼽히는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그동안 무분별한 국외 반출로 훼손 우려가 제기돼 왔다. 문화재청의 이번 결정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의 해외전시에 대한 신중한 결정이란 인식을 확산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전시라는 명분으로 국가의 대표적 문화재를 자주 옮길 경우, 스스로 국격(國格)을 낮추는 것은 물론 훼손시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번 뉴욕 전시를 위해 국외 반출이 금지된 국보는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외에도 국보 제91호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 국보 제195호 토우장식 장경호 등 3점이다. 문화재청의 이번 결정은 훼손시 대체가 불가능한 대표적인 문화재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0월29일부터 내년 2월23일까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황금의 나라, 신라’ 라는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하기로 한바 있다.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2008년 벨기에를 비롯해 그동안 8차례 2년4개월간 국외에 반출돼 전시되면서 훼손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지난 3월 열린 문화재위원회는 문화재 해외 반출 안건을 심의하며 보류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4월 심의에서는 조건부로 반출을 가결했다. 당시 문화재위원회는 ‘장기간 국외 반출, 대량유물 국외 반출 자제 권고’ 등의 조건을 붙였다.

하지만 불교계를 중심으로 잦은 국외반출을 반대하는 여론이 고조되자, 문화재청이 문화재위원회의 조건부 반출 허가를 불허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일부에서 국외 반출 불허 입장의 변동을 요구했지만 문화재청은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은 지난 6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문화재를 아끼는 입장에서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국외 전시는) 절대불가하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서 “해외에 소중한 국보를 전시해 효과를 어느 정도 얻었는지 모르지만 중요한 문화재를 쉽게 전시하는 일은 국격(國格)을 낮추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에 충분하다”며 국외 반출을 반대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본지 주간 일감스님도 특별기고를 통해 “국민들과 불자들의 정서는 뒷전으로 밀어내고 국립박물관의 이해타산에 따라 더 이상 미륵부처님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우리 문화를 홍보하려면 우리나라를 직접 방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존의 퍼주기식 홍보보다는 국격 있는 홍보가 필요하다”면서“국보와 보물을 잔뜩 가지고 나가서 쉽게 전시하는 것은 70년대나 하는 행태”라고 문화재청의 국외 반출 불허 입장을 지지했다.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국외 반출을 불허한 문화재청의 이번 조치는 향후 국보급 문화재의 해외전시를 보다 신중하게 추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불교신문2929호/2013년7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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