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 선사 연구

경봉 선사 연구

정도스님 지음운주사

경봉스님 최초 학술 연구서

생애 사상 수행 결사 ‘중심’

불교교단에 끼친 영향 조명

경봉스님에 대한 최초의 학술적 연구서로써 부제는 ‘생애 및 사상, 수행과 결사를 중심으로’이다. 한국 근현대 불교사에서 큰 영향을 끼친 경봉스님의 선사로서의 선풍과 교화적 특징 및 수행과 결사 등을 조명하고 있다.

스님은 간화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통도사를 중심으로 가람수호와 교화에 남다른 업적을 남겼고, 불교개혁에서 정신적 중추로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스님은 당대 고승들과의 서신 및 법거량을 통해 독자적인 선풍을 많이 남겼다. 선사로서 뿐 아니라 시인, 화가, 서예가로서의 업적도 탁월한 스님에 대해 책은 선사로서의 삶과 사상에 대한 연구를 통해 선풍(禪風)을 체계화했다. 한국불교사와 연결된 접근을 통해 책은 스님이 한국 불교교단에 끼친 영향 등에 대해 다섯 가지의 주제로 소상히 밝힌다.

책의 접근은 첫째, 경봉스님이 치열하게 구도행을 했던 당시 불교계의 현실을 진단하고 구도자적 삶의 모습을 살핀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불교계의 동향, 경봉스님의 생애를 네 단계로 나누어 고찰하는 접근방법을 통해 저서인 <법해> <삼소굴일지> <삼소굴소식> <원광한화집> 등을 철저하게 분석한다.

둘째로 책은 선사의 선사상을 통해 한국 선사상사를 재조명한다. 선의 계승 구조를 통해, 경봉스님의 선사상이 보조 지눌의 선교일치와 간화선 사상을 계승한 것이라 논증한다. 또한 스님의 서신왕래를 분석해 보조의 사상을 계승한 용성과 한암의 선교겸수와 돈오점수 사상을 받아들이고 이를 창조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을 정밀 고찰하고 있다.

셋째, 경봉스님 선사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한다. 책은 경봉스님의 선사상을 세 가지로 나누고, 선리관(禪理觀)에 대해 종밀이 분류하고 지눌이 <절요사기>에서 제시한 직현심성종(直顯心性宗)의 입장에 섰음을 논증한다. 또 수증론에 있어서는 보조 지눌에서부터 백파 긍선을 거쳐 경허에까지 이어지는 돈오점수의 간화선을 채택하고 있음을 논하고, 선풍에 있어서는 철저한 생활선적 선풍을 견지했음도 밝히고 있다.

넷째, 경봉스님의 수행과 결사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발굴한다. 경봉스님 강조한 선과 교를 아우르는 선교겸수의 입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의 배경을 수행과 법문에서 찾아낸다. 특히 스님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출가 및 재가들이 함께 수행하는 다양한 결사를 조직하였음을 고찰하고, 만일참선결사 만일염불결사 화엄산림법회 등을 재조명한다.

다섯째, 한국불교사에 있어서 경봉스님의 위상을 재정립한다. 선승으로서 끼친 영향부터 한국불교의 특성인 ‘회통’에 대한 계통적 분석을 통해 한국 근현대 불교사에 있어서 보조, 휴정, 경허로 이어지는 회통불교의 전통맥을 재정리한다. 곧 선교겸수, 선정쌍수 등의 회통불교의 특성을 발휘하는 과정이 책의 논점이다. 

통도사 극락암에서의 경봉스님 모습.

책은 간화선 전통을 대중화하여 생활선적 간화선풍으로 펼친 주역으로 경봉스님을 부각시킨다. 친일과 정화 등 혼돈기를 통해 엷어져가던 수행전통을 회복하고 교단의 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주체로서 간화선의 위상이 발굴되는 과정에는, 출가자의 수행을 점검하는 선풍을 펼쳐 간화선의 대중화를 모색하는 스님의 수행이력이 깔려 있다. 스님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산중불교를 벗어나 전문 수행처와 포교원을 설립하고 다양한 대중법회를 개설함과 아울러 선화(禪畵)와 선묵(禪墨) 전시회를 통해 중생교화와 불교의 대중화에 길을 트는 과업을 남겼다.

책은 경봉스님의 수행이력에서 한국불교사의 진면목을 읽어내는 맛이 있다. 대중을 위해 손수 지은 선화와 선묵이 책을 통해 재차 소개되며 생활선과 예술적 풍미의 출발선을 알려준다. 책을 통해 스님이 즐겨 말했던 “사바세계를 무대로 멋지게 살아라!”하던 일갈이 전해진다. 선승으로서 스님이 ‘열린 마음의 자재한 경계로 대자유인의 삶을 살다’란 지칭을 들었던 이유를 밝히는 책은 오랜만에 만나는 현대선승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물이다.

저자 정도스님은 동국대 선학과 석.박사이며, 통도사 양산전법회관 주지, 조계종 교수아사리 등의 소임을 맡고 있으며, 논문으로 ‘경봉 선사의 사상적 고찰’ ‘경봉의 선사상 연구’ 등을 썼다.

[불교신문2935호/2013년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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