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병.출가학교, 청년출가 창구되나


삶의 또 다른 선택” 공감대 확산 계기

체험기회 확대.인센티브 제도 마련 등

종단.군종교구, 다양한 프로그램 연구

조계종이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한 가운데 지난 8일 해남 미황사에서 회향한 청년출가학교 참가자 가운데 3~4명이 출가의사를 밝혀 종단 청년출가에 ‘파란불’이 켜졌다.

한 청년은 곁에서 지도해준 스님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자신도 스님이 돼야겠다고 결심했고, 제2의 삶을 살아보라는 군법사의 권유에 출가를 고민하던 군종병도 결심을 굳혔다. 출가자 평균연령 36세, 젊은 스님들이 없다는 종단의 우려 속에서도 20대 발심출가자의 맥이 끊이지 않는 것은 불교가 젊은 청년들의 삶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반증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종단도 청소년출가 및 단기출가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젊은 출가자 유치에 나섰다. 법에는 10대 청소년 출가자에게 생활비와 장학금을 지급하고 종립대학 및 대학원 진학은 물론 군법사를 지원할 때도 우선선발 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이 담겨 있다. 종단차원에서 출가활성화를 위해 지원책을 마련한 것 자체가 달라진 승가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그간 출가자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면, 이제는 유능한 인재들이 어릴 때부터 부처님 품에서 자랄 수 있도록 정책까지 마련한 것이다.

교육국장 가섭스님은 특별법 외에도 종단차원에서 출가에 대한 인식전환과 출가희망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청년들에게 출가가 사회를 부정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삶의 또 다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출가체험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많아야 한다”며 “청년출가학교처럼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불교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신심이 깊어지고 감동을 받으면 출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최근 불교 군종병에 대한 종단 차원의 관심과 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부쩍 늘어난 상황이다. 2년 가까이 군법당에 머물며 불교를 공부하고 사찰생활을 익히는 군종병은 자연스레 독실한 불자가 되기 쉽다. 특히 예비출가자로서의 원력과 자질을 갖춘 데다 현역 군승 못지않은 의식 집전능력을 갖춘 군종병의 숫자가 상당하다는 게 군승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막연한 청년포교보다 군종병을 위한 특화된 포교가 출가자 감소 문제의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확신도 보인다. 실제로 이번 청년출가학교에도 군승 법사의 배려로 군종병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도 진행 중이다. 군종교구 교육위원회는 별도의 팀을 꾸려 군종병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한 차례 시행됐다 없어진 군종교구 차원의 군종병 소집교육의 부활을 바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군종병 선발 때부터 종단이 나서서 이들을 보듬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눈에 띈다. 군종교구 등 유관기관이 국가의 군종병 위탁교육기관으로 참여해, 배정된 일정수의 정원을 교육시키는 방식이다.

중앙종회 출가활성화추진특별위원 장적스님은 “불교에 뜻을 둔 예비군종병들에게 출가의 장점과 비전을 제시해준다면 보다 양질의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님은 군종병들이 출가할 경우 행자기간을 어느 정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불교신문2931호/2013년7월24일자]

장영섭 어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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