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여름수련회 현장 ② 고양 흥국사 주말 수련회


“절에 온 것만으로도

차분해지고 편안해져

가족이 함께 오고 싶어”

 

이웃종교 무종교인이

불자보다 더 많아…

지난 13일 열린 고양 흥국사 주말 수련회에서 참가자들이 사찰 기본예절을 체험하는 모습.

“절 이름에 나라 국(國)자가 들어가는 사찰은 왕실과 관련이 있는 사찰입니다. 흥국사(興國寺)도 마찬가지로 국가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사찰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장맛비가 한바탕 기세를 부렸던 지난 13일, 고양 흥국사 경내에 수련복을 입은 이들이 총무 우암스님의 설명을 놓칠세라 귀를 기울였다. 고양 흥국사(주지 대오스님) 주말 수련회 참가자들이다. 빗줄기가 잦아들면서 가만히 있어도 절로 땀이 흐를 만큼 습한 날씨였지만 스님의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필기를 하는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흥국사는 주말을 이용해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도심 근교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때문에 주말이면 참배객과 등산객 등 많은 이들이 흥국사를 찾는다. 이날도 아침부터 폭우가 내렸지만 32명이 불교문화를 접하기 위해 수련회에 참가했다.

사찰 탐방에 이어 설법전으로 자리로 옮긴 참가자들이 자기소개와 함께 수련회에 참가하게 계기를 설명했다. 최근 방송을 통해 템플스테이가 소개되면서 불교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들부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대학생들과 직장생활을 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가고 싶다는 이들, 힐링의 시간을 갖기 위해 왔다는 이들까지 참가하게 된 동기도 각양각색이었다. 대학생 참가자는 물론이고 자녀와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흥국사를 찾은 가족들도 상당수였다.

“혹시 참가자들 가운데 사찰에 다니는 분 있으시면 손을 들어보세요.” 우암스님의 말에 주변을 살피던 서너 명의 참가자들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불자들보다 이웃종교인이나 종교가 없는 이들이 주를 이뤘다. 참가자들에게 우암스님은 합장하는 법, 법당에 들어서는 법, 절하는 법 등 기본적인 사찰 예절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참가자들은 스님의 설명에 따라 직접 몸을 움직이며 합장과 절을 체험했다. 대부분이 처음 불교문화를 접하는 이들이라 합장도 어색하고 절하는 법도 쉽지 않았지만 반복해서 연습하고 서로의 자세를 교정해주기도 했다. 합장을 한 친구와 가족들의 낯선 모습에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이어진 프로그램은 108배를 하며 108 염주를 만드는 체험 시간. 자신을 위해 1배 절을 올릴 때마다 1알의 염주를 꿰는 방식이다. 자신을 낮추며 마음을 비우기 위한 절이었다. 108배 CD에 맞춰 절을 시작했다. 이내 참가자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고 절하는 속도도 차이를 나타냈다. 하지만 참가자들 모두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다. 자세에 신경을 쓰며 1배, 1배 절을 올리고 염주 1알을 꿰는데도 정성을 다했다. 자신을 낮추며 절을 하는 동안 어느덧 108배 염주가 제 모습을 갖춰나갔다.

두 아들과 함께 참가한 김헌철 씨(파주 운정지구)는 “직장생활을 하느라 시간이 나질 않았는데 최근 ‘아빠 어디가’ 프로그램을 보고 참가를 결심하게 됐다”며 “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번에 아내가 참가하지 못했는데 기회가 되면 온 가족이 함께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의 아들 도균 군도 “절은 힘들었지만 염주 만들기가 신기하고 재밌었다”며 “아직까지 절이 낯설기는 하지만 아빠랑 형이랑 함께 와서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불교신문2931호/2013년7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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