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밀교의 만다라

경전과 표현 양식에 따라

다양한 화법으로 표현해

만다라는 범어 mandala를 음사한 말인데 어원의 뜻을 살펴보면 만다(mada)는 진수(眞髓), 본질이라는 뜻이고 라(la)는 성취, 소유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만다라는 부처님의 무상정등각이라는 깨달음의 본질을 얻어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둥근 수레바퀴처럼 갖출 것을 다 갖추어 있는 것이라 하여 윤원구족(輪圓具足)이라는 말로 번역하기도 한다. 또 이 만다라를 바탕으로 하여 부처님의 한량없고 가없는 신 . 구 . 의의 삼밀(三密)이 나온다 하여 ‘발생’이라 하고 불과의 만덕(萬德)이 다 모아져 있다 하여 ‘취집(聚集)’이라 번역하기도 한다.

이 만다라가 깨달음의 경지를 스스로의 마음속에 새겨 두는 것이라 하여 이를 추상적으로 개념화하여 자성만다라(自性曼茶羅)라고 부르고 그리고 이를 통해 부처님의 세계를 생각하면서 관상(觀想)하는 관법이 일어나면서 관상만다라(觀想曼茶羅)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 이렇게 자성만다라, 관상만다라라는 말이 등장한 후 그림으로 그려지는 만다라가 출현하게 되었다. 양(梁)나라 무제 때 번역된 〈모리만다라주경(牟梨曼茶羅呪經)〉에 단(壇)을 만들어 중앙에 본존을 안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권속들의 상을 묘사한 화법(畵法)이 소개되어 있다. 5~6세기에 사경된 것으로 보이는 이 경의 산트크리트어의 사본이 카쉬미르 지방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인도에서 만다라의 원형이 출현했을 것으로 추증한다. 7세기 중엽에서 8세기 초 사이에 밀교의 근본경전이라 할 수 있는 〈대일경〉과 〈금강정경〉이 성립된 것을 기점으로 잡밀(雜密)과 순밀(純密)이라는 말을 써서 두 경전이 성립되기 이전을 잡밀, 이후를 순밀이라 하였다. 〈대일경〉이 먼저 성립되고 다음 〈금강정경〉이 나오게 되었는데, 이 두 경을 의지하여 순밀시대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밀교가 중국에 전래된 후 다시 정비되고 통합되면서 태장계만다라(胎藏界曼茶羅)와 금강계만다라(金剛界曼茶羅)가 나오게 되고 이 둘을 합하여 양계만다라(兩界蔓茶羅) 혹은 양부만다라(兩部曼茶羅)라 부르게 되었다. 태장계만다라는 〈대일경〉을 의지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대일여래의 이법신(理法身)을 나타낸다고 말하고, 금강계만다라는 〈금강정경〉을 의지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대일여래의 지법신(智法身)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 만다라를 모셔놓고 예배하고 공양 올리는 것이 만다라공(曼茶羅供)이다. 티베트밀교와 일본의 진언밀교에서 전승되어온 만다라공은 법당을 낙성하거나 불상을 새로 모시며 점안을 할 때 개안공양(開眼供養)으로 행해졌다. 그 외 개산기념(開山記念)이나 선망부모천도 때에도 행해졌다. 이때 만다라를 걸어 놓고 행한다.

〈보리도차제론〉에서는 칠지분(七支分) 수행을 권장하고 있는데 칠지분이란 예배, 공양, 참회, 수희, 권청, 기원, 회향의 일곱 가지 수행을 말한다. 칠지분이란 원래 〈화엄경〉에서는 보현행원에 들어 있는 보살의 수행이지만 밀교에서는 육가행법(六加行法) 가운데 하나다. 육가행법이란 인(印)과 진언(眞言), 관상(觀想)을 통해 실천하는 삼밀수행법(三密修行法)이다. 도량을 청정하게 하여 불상이나 불화를 안치하고 청정한 공양을 올리며, 좌법(坐法)을 바르게 하고 귀의와 발심을 마음속으로 관상하며 성중(聖衆)의 세계를 관상하며, 칠지분을 수행하고 만다라를 공양하며, 지극한 마음으로 기원하는 것이 육가행이다. 이는 밖으로 나타내는 의식(儀式)을 통해 관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가는 명상법이다. 이 만다라가 나중에는 경전의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낸 변상을 포함하여 화엄만다라 법화만다라 등 경전의 이름을 붙여 말하기도 하고 또 정토만다라 도솔만다라 등 정토신앙에서도 만다라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


[불교신문2931호/2013년7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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