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사년 하안거 반결제 현장 - 서울 약사암 일심선원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자락에 위치한 약사암에서 일심선원 10여명의 수좌 스님들이 반결제를 이틀 앞둔 지난 6일 일심(一心)으로 용맹정진을 하고 있다.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6일은 계사년 하안거 결제에 든 조계종 100여 선원 2300여명의 수좌들이 결제의 반을 이틀 남겨둔 시점이었다.

어렵게 협조를 얻어 찾은 서울 약사암 일심선원(一心禪院)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아주 특별한 선원이다. 적요(寂寥)한 일상이 지나가는 선원이지만 지대방에 붙어 있는 일정표를 보니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뚫는 선객(禪客)들의 열기가 가득한 수행공간’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예불과 입선(入禪)을 시작으로 저녁 9시 방선(放禪)과 취침시간까지 오로지 수행과 수행을 위한 공양시간만 있을 뿐이다. 이곳에서는 10여명의 비구 스님들이 정진하고 있었다. 스님들은 하루 잠자는 6시간을 제외하고는 일심(一心)으로 화두를 잡고 깨달음을 구하고 있었다.

2011년 개원한 일심선원의 조실은 전강 영신선사(1898∼1974)다. 이유는 옛 선각자이자 덕숭총림의 법맥을 이은 선지식의 가르침을 배우고자 함이다. 원적(圓寂)에 든 선사를 조실로 둔 이유다.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말사인 약사암 일심선원은 수덕사 덕숭총림의 호서문선(湖西門禪)의 맥을 잇고 있다.

점심공양 시간에 찾은 일심선원은 입구에 걸려 있는 ‘참선수행중’이라는 푯말과 그 아래 ‘묵언’이라는 푯말만이 방문객을 맞아 줄 뿐이었다. 이미 공양을 마친 스님들은 지대방에 모여 한 잔의 차를 마시며 조용히 담소하고 있었다.

조실스님을 모시지 않고 어떻게 수행하는 지 궁금해 입승이자 선감(禪監)인 성산스님에게 물어보았다.

“결제 때는 인천 용화사로 가서 송담스님의 법문을 듣습니다. 또 매일 송담스님의 가르침이 들어 있는 법문테이프를 경청하며 수행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일심선원에는 대부분 오래된 수좌들이 수행을 하고 있어서 선덕(善德)스님을 비롯한 구참 스님들로부터 도움도 받습니다.”

일심선원에서 3번째 안거를 하고 있다는 보광스님은 “수좌들에게 필요한 공안법문을 발췌해 공부하니 발심과 재발심 하기가 좋다”며 “구참 스님들과 정진을 하니 의심이 생겼을 때 지도를 받아 탁마하기도 좋다”고 말했다.

일심선원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조계종 약사암이 건립한 비구선원이다. 2011년 약사암 주지인 성곡스님이 돌아가신 모친 방정순(만행)보살의 원력을 이어 노후복지기금을 출연해 선원불사를 해 그해 동안거부터 방부를 들인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행 도량이다. 그해 동안거부터 방부를 들여 이번 하안거가 4번째 안거로 매 안거 때마다 10여명의 선객들이 용맹정진을 하고 있다.

성곡스님은 “서울 시내에 선원을 열어 수좌들을 모시고 정진하려하니 아직 부족함이 많다”며 “스님들이 더욱 용맹정진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환경조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불교신문2928호/2013년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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