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법석 시즌3’ 개막…고부갈등으로 본 여성불자

야단법석 시즌3가 7월8일 개막했다. 첫째 마당은 우바이를 주제로 열렸다. 연극과 대중공사가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문을 연 야단법석은 관객과 호응하면서 해답을 풀어갔다.

“과연 사찰에서 불자들이 일상에서 겪는 고민과 고통을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가.” 연극과 대중공사가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새롭게 출발하는 ‘야단법석 시즌3’가 개막했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스님)와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상임공동대표 퇴휴스님)가 주관해 7월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붓다로 살자-사부대중, 희노애락의 파도에서 붓다의 바다로’라는 주제로 열린 야단법석은 이날 첫째 마당으로 ‘우바이편’을 무대에 올렸다.

‘힐링퍼포먼스연극’이라고 이름 붙인 이번 야단법석은 한국불교의 문제를 연극으로 시연하고 관객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해법을 찾아가는 자리. ‘우바이편’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고부갈등을 통해 여성불자들의 문제를 짚었다.

며느리로 분한 배우가 시어머니와의 갈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두 개의 차양막 뒤에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각각 앉아 자신들의 문제를 털어놨다. 두 사람을 대변하는 패널이 앞에 앉았고 사회자가 두 의견을 조율하고 얘기를 전개해 나갔다.

고부갈등으로 이혼 직전까지 몰린 불자 가정의 문제는 남편의 속옷을 직접 빨아 개는 시어머니, 아이를 낳지 못하는 며느리, 이를 부적으로 해결하려는 시어머니 등으로 시작됐다. 일상적인 가정문제로 출발한 연극은 점차 불교와 사찰, 스님, 불자들의 모습으로 확대하며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었다.

처음 지켜보기만 하던 관객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연극에 동화돼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시어머니를 비판하거나 며느리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따로 사는 것이 좋겠다” “아들이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 등의 발언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시어머니로 분한 배우가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와 관객들의 토론과 논의는 불교·사찰의 역할과 불자의 자세로 귀결됐다. “일상생활에서의 갈등을 불교와 사찰에서 해결할 수 있는가.” 우바이로서 사찰에서의 신행과 집에서의 생활이 분리되고, 마음 편히 터놓고 고민을 얘기할 데 없는 불교와 사찰의 구조적인 문제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50대 남성 관객은 “절에 오면 상담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며 “삶의 고민과 고통을 마음껏 털어놓고 불교적 해법을 전해 들었으면 고부갈등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단법석 시즌3는 어렵고 무거운 주제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흔히 겪는 불자들의 문제를 연극으로 보여줌으로써 흥미와 친밀도,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관객들은 연극을 보며 자신의 문제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했다.

최순심(64, 서울 봉천동)씨는 “우리 문제를 고부 갈등으로 풀어가니 재밌고 흥미로웠다”며 “붓다로 살자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주영 불교상담개발원 사무처장은 “야단법석의 새로운 시도는 반갑지만 실제 신행생활 속에서 겪는 어려움과 갈등을 사례로 제시하고 풀어나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관객과 호응하는 즉흥적인 무대라고 하더라도 관객들의 돌발적인 발언에 배우들이 우물쭈물하거나 원론적인 답변에만 머물러 있는 모습이 보여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중성은 확보했지만 깊이가 부족하고 흥미는 유발했지만 진지함이 떨어지는 부분은 개선해야할 숙제다.

결사추진본부장 도법스님은 “첫 시도인 만큼 끊임없이 가꾸고 다듬어 탄탄하고 풍부한 내용으로 만들어 가겠다”며 “이 마당의 주인은 불자 여러분이므로 주체로서 함께 발심하고 뜻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 야단법석 시즌3는 우바새, 비구, 비구니, 미래세대를 주제로 진행된다. 둘째 마당인 ‘우바새편’은 오는 8월 중에 개최될 예정이다.

사회자와 패널들이 고부갈등의 원인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첫 시도임에도 야단법석에 대한 관객들의 호응도는 높았다.
야단법석을 마친 후 사회자와 배우들이 무대에서 인사하고 있다.
야단법석 후 도법스님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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